
종전 준비하는 北…러시아에 '파병 청구서' 내민다
러차관 방북 이어 北경제·보건대표단 방러…종전 논의 속 교류 집중
종전 후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도…"파병 반대급부 받아낼 것"
- 임여익 기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조러(북러) 정부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우리측 위원장인 대외경제상 윤정호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정부경제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7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3n.news1.kr/system/photos/2025/3/18/7184512/high.jpg)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과 러시아 간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최근 잦아지고 있다.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군 파병 등으로 관여해 온 북한도 러시아에 내밀 '청구서'를 준비하며 종전을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윤정호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경제대표단이 17일 러시아로 향했다. 윤정호는 북러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의 북측 위원장이다. 또 전설룡 보건성 부상(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보건성실무대표단도 같은 날 러시아로 출발했다.
북한은 이들의 구체적인 방러 목적이나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이행 차원에서 양국간 협력 논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30일 휴전안'에 합의한 데 이어 러시아와도 휴전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북한군 파병으로 러시아를 지원해 온 북한이 그 대가로 요구사항을 더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만 2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한 데 이어 올해 초 최소 1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 부문에선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방식의 금전적 보상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자원이나 기술 지원 외에 북한 입장에서 외화벌이에 더 직결되는 러시아 관광객 확대나 북한 노동자 파견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할 수 있어 보인다.
보건성 대표단은 향후 북한에 개원할 예정인 병원들에 필요한 각종 기자재와 의료 인력 및 기술을 지원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은 지방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방발전 20X10 정책' 아래 전국 각지에 새로운 병원을 짓고 있다. 또 오는 10월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착공 5년 만에 완공을 선언한 평양종합병원이 개원한다.
하지만 의료와 보건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전문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종합병원도 화려한 외관과는 달리 의료장비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북한이 이를 '청구서'에 포함했을 수 있다.
경제 대표단과 보건성 대표단에 앞서 지난 14일에는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평양을 찾아 최선희 외무상과 김정규 외무상 부상을 만났다. 휴전 및 종전 협상 전개 후 북러간 소통과 교류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이 평양에서 '최고위급 정치 접촉 일정'을 논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6월에 이어 정상회담을 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북한은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이를 계기로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를 타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작년 6월 푸틴 대통령이 김 총비서를 모스크바로 초청했다고 러시아가 밝혔고, 작년 11월 러시아 국방장관 방북 때도 모스크바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요청했다고 러시아가 밝혔지만 북한은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동향들이 있고, 지금 북러간 중요한 협의들이 있어 보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전 종전과 휴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양측이 종전 논의 상황을 공유하고 관련 사안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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