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北 영변 가동 지속·강선은 확장·풍계리선 핵실험 가능"
IAEA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 분석 보고서
전문가들 "북한 핵 생산 역량 향상 및 소형화 시사"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또 다른 핵시설인 평양 인근의 강선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다음 달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68차 IAEA 정기 총회에 앞서 제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 "보고 기간 동안 냉각수 배출을 포함한 5MW(e) 실험용 원전의 가동 징후가 계속 관찰됐다"라고 밝혔다.
영변 경수로의 간헐적인 가동 정황도 발견됐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경수로의 냉각 시스템에서 지속적으로 강한 배수가 관찰됐다"며 "지난해 12월 중순 추운 날씨에도 강에서 얼음이 녹고 수증기가 방출되는 것이 관찰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온수가 배출되고 있으며, 경수로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나타낸다"며 "올해 3월 중순부터 약 30일간 경수로 가동이 중단됐고, 4월 중순부터 간헐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평산 우라늄 광산과 농축 공장에서는 채굴과 제련, 농축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징후와 함께 핵연료 제조 활동도 계속됐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고했다.
지난 2022년 7월 폐기된 사불화우라늄 생산 공정 건물의 대대적인 개조 작업이 시작돼 지난 1년 내내 계속됐으며, 지난해 4월에는 공정 장비가 이산화우라늄 생산 공정 건물에서 사불화우라늄 생산 공정 건물로 이전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3월부터 핵연료봉 제조 공장 남쪽에 4개의 새 건물이 건설되는 것이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또 영변 이외에 북한이 추가로 만든 핵시설로 지목된 강선 단지가 확장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강선 단지는 영변 원심 분리기 농축 시설과 인프라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며 "보고 기간 동안 이 단지에서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징후가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2월 강선 단지 남서쪽에 새 별관 건물 공사가 시작돼 올해 4월 초까지 외부 공사가 완료됐으며 이에 따라 사용 가능한 면적이 확장된 것으로 분석되며 5월엔 본관과 인접한 지원 건물을 개조∙증축하는 공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도 여전히 핵실험을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IAEA는 판단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 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생산 역량을 계속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영변 경수로가 완전 가동되면 연간 20㎏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핵무기 1개에 플루토늄 2~4㎏을 사용할 경우 연간 5~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분석했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가동할 경우 "이론상 연간 약 15~20㎏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존 5MW 원자로보다 3~4배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 능력이 크게 증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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