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열 내구성 개선
"뜨거운 햇볕에도 거뜬"
-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동석 탄소중립대학원 교수팀이 이태경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팀, 마이클 그라첼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열 내구성을 저해하는 원인을 밝혀내고, 높은 효율은 유지하면서도 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첨가제 배합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한 소재와 공정비용, 기판에 따라 유연한 필름 형태로도 찍어낼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힌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열, 습기 등을 견뎌내며 오랫동안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중 열 내구성 개선은 상용화의 마지막 관문과도 같았다.
습기 등은 전지를 감싸는 봉지 기술로 차단할 수 있지만, 열 내구성은 소재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데다 봉지 공정 과정에서 온도가 100도까지 치솟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열 내구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분석해 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과량으로 넣어오던 첨가제가 그 원인임을 밝혀냈다.
분석 결과에 따라 4-tert-부틸피리딘(4-tert-butylpyridine, tBP) 함량을 20배 이상 줄여 높은 전도성과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고온 안정성이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었다.
tBP는 원래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정공수송층의 전도성을 개선하기 위해 넣는 첨가제다. 정공수송층은 광활성층에서 생성된 전하입자인 정공을 전극으로 전달하는 물질로 전도성이 좋아야 태양전지 효율이 올라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량 첨가된 tBP는 또 다른 첨가제인 리튬비스마이드(LiTFSI)와 일대 일 복합체를 형성해 탈도핑 현상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전도성을 개선했다.
또 유리전이 온도도 기존 77도에서 105도까지 상승했다. 유리전이는 고분자 물질 등이 고체 상태보다 액체 상태에 가까워지는 현상으로 유리전이 온도가 높을수록 열 안정성이 뛰어나다.
이 전지는 세계 최고 수준인 26.18%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으며, 25㎠ 면적 모듈에서도 23.29% 효율을 달성했다. 또 85도 고온에서 1000시간 동안의 내구성 시험을 통해 뛰어난 안정성을 입증했다.
제1저자인 신윤섭 UNIST 박사는 "이 연구는 첨가제 간 비율 최적화만을 통해 고효율과 고온 안정성을 잡은 혁신적인 연구 성과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 교수는 "장기적 내구성, 높은 효율과 더불어 100도 이상의 제작 공정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상용화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것과 같은 연구이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줄'(Joule)에 12일 공개됐다. 연구에는 UNIST 신윤섭 박사·송지원 연구원, 경상국립대 이동규 석박사 통합과정 대학원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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