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에 빌딩숲?…'리버시티' 환경파괴 우려 넘고 성공할까

수상오피스·호텔·레저시설 조성 5500억 투입
환경단체 반발 속 수익성·안전성 문제 지적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에서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리버시티, 서울 종합 계획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가 한강 물 위에 호텔과 오피스를 짓고 리버버스를 띄우는 일명 '리버시티'로 2030년까지 1000만 명이 한강 수상을 이용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연간 9256억 원의 경제 효과를 예상하나 사업의 수익성, 환경 훼손 우려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전날인 24일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통해 한강을 '일상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한강 수위가 올라가도 물 위에 뜨는 수상 호텔과 수상 오피스, 한강의 경치를 보며 전 세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수상 푸드존 만들고 대중교통·관광 수단인 '한강 리버버스'를 운영하는 게 골자다.

또 한강 내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계류시설을 총 1000선석으로 늘리고 잠실에 도심형 마리나를 신규로 짓는다. 여의도에는 5000톤급 이하 여객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을 2026년 하반기 개항을 목표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지난해 90만 명 수준인 한강 수상 이용자 수가 2026년 500만 명, 2030년 1000만 명으로 늘어나고 경제 효과는 9256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24일 서울 성동구 한강시민공원 옥수나들목 인근 한강 리버버스 선착장 예정지에서 한강 리버버스 사업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한강 수상에 호텔과 오피스 공간을 짓는 등 2030년까지 1000만 명이 한강의 수상을 이용하는 '리버시티 서울'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밝혔다. 2024.4.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번 종합계획은 지난해 3월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의 후속으로 오 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조성한 세빛둥둥섬, 한강교량 전망카페, 수상택시 등과 비슷한 시설들이 포함돼 있어 투자만큼 수익이 담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시는 이 계획을 통해 예상되는 사업비는 5501억 원이며 이 가운데 서울시 재정 2366억 원이 투입되고 나머지는 민간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시민의 외면을 받았던 전망카페는 전면 리모델링하고 수상택시는 7월 아예 폐지한 뒤 리버버스에 집중하는 등 방안을 내놓았지만, 부정적 여론도 적지 않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리모델링하는 전망카페는 시가 사업비·위탁금을 주고 민간이 전문적으로 운영하도록 방식을 바꿨다"며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한강 개발에 따라 초래될 환경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리버버스는 환경 파괴 우려뿐만 아니라 빠른 운항 속도와 기후 변화로 인한 수위 변화 등 안전성 문제까지 제기된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전체 호안 가운데 자연형 호안 비중 83%를 달성하고 10년간 나무 151만 그루를 심는 등 노력으로 생물종 다양성이 몇 배는 풍부해지고 수중·수변 생태계는 매우 양호해졌다"며 "과거 '한강 르네상스' 시작부터 환경 관련 거센 비판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100% 이상 수준으로 달성됐듯, 이미 충분한 보완 장치를 설계한 만큼 생태계 파괴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리버버스 선착장 공사로 생태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구간의 땅을 파내면서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서울항의 경우 어마어마한 준설 양으로 사전 환경영향 평가를 하게 돼 있는데 평가도 전에 준설을 시작하는 등 몰아붙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