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사법 리스크 탈출 절실"…수장 교체 나선 게임사들
본업 '게임' 강조하는 대표 및 이사진 꾸리기 나서
사법 리스크 불거지면서 창업주, 본사 임원 합류하는 모양새도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게임사들이 리더십 재편에 나서고 있다.
게임·재무 등 핵심 업무를 담당했던 내부 인사를 대표로 승진하고, 이사진 보강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을 싣는다는 구상이다. 일부 게임사들은 성과가 미진한 신사업 부문 정리와 사법 리스크 불식을 위해 임원 보강에 나서기도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인 '3N+2K'(넥슨·엔씨소프트(036570)·넷마블(251270)·크래프톤(259960)·카카오게임즈(293490)) 중 크래프톤을 제외한 모든 게임사가 대표를 교체했다. 컴투스(078340)·데브시스터즈(194480)는 사내에서 게임 사업 부문을 담당하던 임원을 대표로 승진했고, 위메이드(112040)도 개발에 매진하던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연이은 게임사 사령탑 교체 배경으로 '위기 의식'이 꼽힌다. 올해 넥슨과 크래프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사들의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다. 최고가 대비 현 주가 또한 절반 이상으로 떨어져 '책임 경영'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받는 상태다.
특히 게임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대두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을 둘러싼 엔씨와의 저작권 침해 중지 소송을 비롯해 종속 기업과 연계된 손해배상 등의 소송이 다수 계류 중이다. 이에 네오위즈·텐센트코리아를 거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대표로 승진하고,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소속인 정명진 사무국장을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카카오(035720) 본사와 계열사 간 업무 협력을 이끌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정 사무국장이 그라운드X·크러스트에서 가상자산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라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위메이드 또한 블록체인 신사업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위믹스(WEMIX) 유통량 논란을 비롯해 가상자산 투자자 일부가 장현국 대표를 대상으로 소를 제기해서다.
장 대표는 전날 사임했고, 2000년 위메이드를 창업한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대표를 다시 맡았다. 2010년부터 위메이드에 YNK재팬을 매각해 연을 맺어온 최종구 기획조정본부장 또한 이사회에 합류해 힘을 실을 예정이다.
돌파구로 '게임' 역량에 집중하는 게임사도 있다.
컴투스는 남재관 부사장을 대표로 승진했다.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를 두루 거치며 경영 전략을 맡은 전문가다. 이주환 전 대표가 게임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남재관 단독 대표 체제를 확립했다.
여기에 더해 김대훤 전 넥슨 부사장이 컴투스 이사회에 합류했다. 앞서 넥슨 '민트로켓'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한 김 전 부사장은 최근 에이버튼을 창업, 컴투스의 투자를 유치하고 퍼블리싱 계약까지 체결한 바 있다.
네오위즈(095660)도 사업 정관을 손질하고 게임 부문을 전진 배치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P의 거짓'을 개발한 박성준 라운드8스튜디오 본부장과, 넷마블·카카오게임즈·베스파 등을 거친 이완수 현 S2사업본부 본부장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기존 정관에 올랐던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등 네오위즈에서 영위하지 않는 사업 또한 삭제했다. 게임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지는만큼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모두 영위하기보다는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취지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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