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 "상속·증여세 15% 수준으로 낮춰야"…최상목 "면밀히 검토"(종합)

최상목 부총리 "개편 틀 안에서 획기적인 변화 약속"
중견기업 CEO 초청 오찬강연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CEO 초청 오찬강연회에서 '활력있는 민생경제-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우리나라의 상속세와 증여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으로 높습니다. OECD 평균은 15%인데, 우리도 이정도 평균 수준으로는 낮춰야 한다는 겁니다.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상속, 증여를 하려다가 세금에 눌려서 못하고) 사모펀드에게 기업을 팔아야 하는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계가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승계 애로로 작용하는 상속·증여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조세 부담 완화와 장수기업 육성 등 정책 건의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제185회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회는 올해 거시 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중견기업 정책의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견련은 강연회에 앞서 최 부총리에게 △성장 사다리 구축 △장수기업 육성 △투자 활성화 △조세부담 완화 △고용·노동 환경 유연화 △기업 환경 개선 등의 정책 건의를 전달했다.

특히 최진식 회장은 이날 기업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자국 중심주의의 확산에 따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을 다시 국내로 귀환시키는 행위)에 발 벗고 나서는 상황에서 과도한 상속세로 기업의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유실하는 일은 어리석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해외 사모펀드에 기업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된 것에 (정부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속·증여세 문제는 지속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위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을 OECD 선진국 평균 수준인 15%까지 낮춰야 한다. 정책적 숙의를 통해 증여세 부담도 획기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중견기업 대표도 "교육부 정책을 봐도 그렇고 정부 정책이 융합, 영속성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상속세 부분만 이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신경을 써달라"고 첨언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CEO 초청 오찬강연회에서 '활력있는 민생경제-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에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미래 세대를 위한 역동경제 구현에 중점을 두고 관련 정책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 부자 감세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이익이 나면) 투자를 하고 고용을 하기 때문에 부자라고 할 수 없다고 국회에 지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가업 승계와 관련해 조세 부담 부분을 이야기를 해주셨기 때문에 중견련하고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관련 제도를 개편한다는 틀 안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정부는 민생경제 회복과 잠재위험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관련 정책을 속도감 있게 이행할 것"이라며 "역동경제 구현을 위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적극 유도해 경제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성장 사다리 구축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식 회장은 "정부가 올해 경제 정책의 큰 방향으로 '민생경제와 역동경제 구현'을 제시하고 성장사다리 구축을 중심에 세운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상속·증여세 완화, 법인세 인하 등 제반 법·제도 혁신에 바람직한 방향을 찾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