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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김정은, 언제든 만날 수 있지만… 진정성 중요"

佛 '르 피가로' 인터뷰 "北, 핵 포기 없이 경제개발 불가능"
"日, 일부 정치인 언행 부적절… EU 통합과정 살펴볼 필요"

(파리=뉴스1) 장용석 기자 | 2013-11-02 20:43 송고

박근혜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현지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냐’는 질문에 "우린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같이 답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과) 단순히 회담을 위한 회담이나 일시적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코자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건 불가능한 환상을 좇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굶주림이나 삶을 외면하고 있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계속한다면 내외부의 난관에 봉착해 스스로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어떤 경우에도 용납지 않을 것"이라며 "우린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대화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과거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문세광의 총탄에 사망한 사실을 거론, "이게 내 삶에 아주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회한 뒤 "모친의 희생을 기리는 방법은 (남북한 간의) 이런 비극적 상황을 끝내고, 평화통일과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이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해선 "개성공단은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신뢰를 위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의 단순 재가동이 아니라, 공단 정상화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약속을 깨고 계속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것 때문에 신뢰하기가 참 어렵지만,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린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한 간의 새로운 관계 틀을 찾아야 한다"며 "평양은 외국 투자가들을 찾고 있는데, 외국 투자가들은 남북한 간에 진정한 신뢰가 있을 때에야 북한을 찾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과거사 왜곡 등으로 인해 긴장을 이어가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위치에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 우린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며 "그러나 일부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을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통합은 독일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가졌기에 가능했다. 일본도 EU의 통합과정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일본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최근 국내에서 "야당으로부터 '권위주의 체제 회귀'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엔 "권위주의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모범적 국가 모델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권위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순 없다. 오로지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둘러싼 '대선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선 "우리나라에서 연세 든 분들은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의 노후생활에 대해선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이들을 보호키 위해 기초연금제 도입을 약속했던 것"이라며 "그 기본취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진행되는 서유럽 지역 국가 순방의 첫 방문국으로 프랑스를 택한데 대해선 "프랑스는 유럽에서 한국의 주요 파트너로서 한국과는 130년 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우린 프랑스가 한국전쟁 때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싸워준 것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젊은 시절 유학했던 프랑스에 대해 아주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모친 사망에 앞서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지난 1974년 초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유학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경제적인 면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난 이번 프랑스 방문이 상호협력 관계에서, 특히 과학 분야와 정보기술(IT), 산업과 문화의 융합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한·EU FTA를 통해 무역과 투자에 있어 양자 관계가 한층 더 강화됐고, 문화·사회적으로도 상호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최근 한국의 대(對)유럽 수출이 감소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FTA 때문이 아니라 '유로존'의 경제적 어려움에 기인한 것이다. 유럽 경제가 다시 완전히 회복될 때 한국의 수출도 다시 증가하고 경기도 활성화되는 동시에 서로 '윈-윈(win-win)'하는 효과를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프랑스 방문 전인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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