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극적 결승골…한국, 카타르 2-1 제압(종합 2보)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대한민국-카타르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전 첫 골을 넣은 이근호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13.3.26/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figure>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카타르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26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경기 종료직전 터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밀집수비로 일관한 카타르를 상대로 압도적인 공세를 펼친 한국은 후반 14분 터진 이근호의 선취골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동점골을 내준 뒤 경기 막판까지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해 무승부에 머무는가 싶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골문 앞 접전 상황에서 손흥민의 천금같은 결승골이 터졌다.

이날 승리로 3승1무1패(승점 10점)가 된 한국은 잠시 조 단독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이 이어 열린 홈 경기에서 레바논을 1-0으로 꺾고 3승2무1패(승점 11점)를 기록, 한국은 승점 1점 뒤진 2위를 이어가게 됐다. 우즈베키스탄의 결승골 주인공은 후반 18분 레바논의 골망을 흔든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였다.

아시아지역 월드컵 본선 티켓은 각 조 2위까지 주어지고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한국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카타르는 2승1무3패(승점 7·골득실 -3)를 기록, 2승1무2패(승점7·골득실 0)를 마크하고 있는 이란에 골득실에서 뒤지는 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6월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을 연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최강희 호'는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3차전에서는 무승부를 거뒀고, 10월 이란과의 4차전에서는 0-1로 패했다.

이어 11월 호주와의 평가전(1-2 패)과 지난달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0-4 패)을 내리 패한 한국은 침체된 분위기의 반전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필승의 각오로 카타르전을 준비해왔다.

앞서 최 감독은 수차례 상대가 수비라인을 많이 내려 밀집수비를 하다가 역습을 노리는 '선 수비 후 공격'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밀집수비의 해법으로 양 사이드 플레이와 중거리슛을 언급했다.

또한 공격에서는 미드필더진의 활발한 움직임을 통한 기회 만들기를 강조했고, 수비에서는 역습과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대비에 방점을 뒀다.

이날 경기는 최 감독이 구상한 그림대로 진행됐다.

경기 내내 한참 내려선 카타르 수비진의 밀집수비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의 공세가 펼쳐졌다.

원톱으로 기용된 김신욱은 제공권을 장악하며 골문 앞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고 이근호도 종횡무진 공격진영을 누볐다.

이청용과 지동원이 양 사이드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고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한 기성용과 구자철의 움직임도 좋았다.

특히 이청용은 좌우를 넘나들며 수차례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었고, 수비 커팅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가장 눈에 띄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이청용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이 중앙의 구자철을 거쳐 좌측의 지동원의 감아차기로 이어졌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42분에는 골문 앞에서 경합 끝에 김신욱이 날렵한 터닝슛을 날렸지만 수비수 몸 맞고 굴절됐다.

경기 초반에 선취골을 뽑아내겠다 다짐했던 최강희 감독은 골문이 열리지 않자 후반 8분 지동원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했다. 이근호는 왼쪽 날개로 위치를 변경했다.

이는 김신욱과 이동국 투톱을 내세워 골을 만들어내겠다는 최 감독의 승부수였다.<br><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대한민국-카타르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전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이 환호하고 있다. 2013.3.2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figure>내내 카타르의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결국 후반 14분 선취골을 뽑아냈다.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박원재가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이근호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카타르 골망을 가른 것이다.

하지만 선취골 직후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상대에게 볼 점유를 내준 대표팀은 불과 4분만에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카타르 우측 윙어 칼판이 날린 중거리슛이 바닥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태극전사들은 이후 추가골을 뽑아내기 위해 쉴새없이 카타르 골문을 두드렸다. 카타르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선수 전원이 수비진영으로 내려와 밀집수비에 집중했다.

후반 21분에는 이동국이 정성용의 긴 골킥을 받아 연결한 패스가 이근호를 거쳐 김신욱의 터닝슛으로 연결됐지만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마지막 10분을 활력 넘치는 공격에 집중해 추가골을 만들어내겠다 마음 먹은 최 감독은 후반 35분 이근호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빠른 스피드로 왼쪽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결국 손흥민은 경기종료 직전 골문 앞 접전 상황에서 이동국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고 경기장은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간 대표팀에서의 부진을 지적받았던 손흥민은 10여분의 짧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편 '침대축구'로 악명높은 카타르는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장에 눕거나 교체 등으로 시간을 지연시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은 6월에만 레바논전(4일), 우즈베키스탄전(11일), 이란전(18일) 등 세 차례의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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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