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이전 검토 독립유공자 흉상 더 있다…'박승환 참령'

2018년 6기 설치…박승환 참령 동상은 충무관 내부에 있어
애초 '경내 이전'이 목표…논란 뒤 '외부 이전도 검토' 해명

박승환 참령의 생전 모습(출처: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적정보)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육군사관학교가 교정 내에 설치된 독립유공자 5인의 흉상을 이전하는 계획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이전 검토 동상에 또 다른 독립유공자인 '박승환 참령'의 동상도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육군사관학교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르면 최근 육사가 이전을 검토한 독립전쟁 영웅 흉상의 개수는 기존에 알려진 5기가 아닌 6기다. 해당 문서에는 '독립전쟁 영웅 흉상(6개)'를 다른 장소로 이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 알려진 독립운동가 김좌진·이회영·이범석·지청천·홍범도 흉상 외에 나머지 1기는 박승환 참령의 동상이다. 육사 관계자는 2018년 동상을 만들 때 6기를 만들었는데 공간 제약 등의 문제로 충무관 현관에 5기를 모시고 박 참령의 동상은 충무관 1층 로비에 '독립전쟁 영웅실'을 만들어 기념해 왔다고 설명했다.

육사의 기념물 재정비 계획 문서에는 박 참령의 동상이 모셔진 독립전쟁 영웅실을 '특정인물을 기리는 공간'에서 '시대별 국난극복사를 학습하는 공간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육사 측은 박 참령의 동상도 다른 5인의 독립유공자의 동상과 함께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독립운동시기에 집중됐던 충무관 내부 기념시설들을 한국전쟁 등 다른 국난 극복 과정에 참여한 인물들도 균형있게 다룬 시설물 설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참령은 대한제국군 시위대 제1연대 제1대대장으로 근무하던 1907년 8월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당하자 분개해 권총으로 자결했다.

그는 "군인이 능히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가 능히 충성을 다하지 못하면 만번 죽어도 아깝지 않다(軍不能守國 臣不能盡忠 萬死無惜)"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박 참령의 자결에 분노한 장병들이 탄약고를 부수고 무장을 해 일본군과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명 '남대문 전투'다.

독립유공자공훈록은 박 참령에 대해 "대한제국 최후의 군인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군대 봉기에 의한 의병운동의 대대적인 파급의 전기를 만들어 준 위대한 순국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해방 이후인 1962년 정부는 박 참령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육군사관학교 기념물 재정비 계획 문서 중 일부. 독립유공자 동상 6기를 교내 '국난극복 구국영웅 공원'을 조성해 이전 설치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한편, 육사의 기념물 재정비 계획 문서에는 독립유공자 6기의 동상을 육사 외부가 아닌 경내에 '국난극복 구국영웅 공원'을 조성해 다른 시기 구국영웅들과 함께 전시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모교 출시 전사자 추모 조형물 설치' 사업 등과 묶어서 총 21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독립유공자 동산의 철거 검토 논란이 최초에 제기됐을때 육사 측은 "흉상을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거나 외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육사 '독립군 영웅' 흉상 철거?… 보훈부 "지시한 적 없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5인 중 소련 공산당 활동이 전력이 문제가 된 홍범도 장군의 동상만을 외부로 이전하고 나머지 4인에 대해서는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초에 외부 이전 계획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언제 관련 계획이 추가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육사 관계자는 "자료에 나오는 '기존 조형물 이전·재배치'라는 문구가 교내 다른 장소와 교외를 모두 검토한다는 의미"이라며 "전반적으로 자료의 내용이 확정된 것이 아니고 검토 과정 중에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