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기회 부여' 김영선·김현아 '컷오프'…與 논란·잡음 최소화

국힘 공관위, 논란될 소지 차단하며 민주당과 차별화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은 2일 김재원 전 의원에게 공천 경선 기회를 부여하고, 영남 5선 김영선 의원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현아 전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의 소지를 조기에 차단하며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에선 김재원 전 의원과 현역 박형수 의원이 경선을 치른다. 김 전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보수 험지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 것이나 대구·경북(TK) 지역 내 경쟁력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제주 4·3 운동 폄하'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등 잇단 설화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 10일을 받은 후 자숙 모드를 이어왔다. 다만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데다 친박(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분류되기에 TK 지역 내 인기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당 중진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해 잡음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김영선 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지난달 초 야당 지지세가 강한 김해갑 출마를 선언했으나 경선 기회를 얻지 못하고 탈락했다. 기존에 공천을 신청했던 권통일 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 김정권 전 의원, 박성호 전 경남 행정부지사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전 의원이 컷오프된 이유에 대해 "그거까지 말씀드리기 어렵다. 그렇게 정리됐다"고만 밝혔다.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정국에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광어가 담긴 수조 물을 손으로 떠 마시는 행보로 비판을 받았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전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가 취소된 고양정에는 김용태 전 의원이 공천받았다. 김 전 의원을 공천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각종 의혹에 대한 당의 공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되물은 바 있다.

김 전 의원 공천에 반발하는 지역 내 비토 여론도 공천 취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자칫 공천장을 잘못 주면 인근 지역 판세까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전국 254개 지역구 가운데 212곳 후보를 확정하며 공천 작업을 83% 가량 마무리했다. 정치권에선 집단 탈당 등 공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민주당과 비교해, 국민의힘은 전체적으로 질서 있는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