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서식 생물종, 20년 만에 30% 증가…"수달·맹꽁이도 살아요"

2007년 대비 생태경관보전지역 3곳 지정…수목 4배↑
내년까지 자연성 복원 박차…생태공원 5곳도 재조성

환경이 보존된 맹꽁이 습지.(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20여 년 전 회색 콘크리트 일색이었던 한강이 '한강 르네상스' 이후 점차 복원되고 있다. 수목은 4배 이상 증가했고, 한강 서식 생물종은 30% 가까이 늘어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두 번째 한강르네상스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강 생태계의 자생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생물종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자연형 호안·한강 숲을 확대하고 생태공원을 재정비하는 '자연성 복원'과 △한강 생태에 대한 시민 관심과 공감대를 높이기 위한 '자연형 체험공간·프로그램 확대'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한강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시는 콘크리트를 걷어낸 자리에 흙·모래, 수생식물을 심어 자연형 호안으로 복원하고 샛강을 비롯해 여의도공원(23만㎡)의 6.5배에 이르는 151만㎡ 규모 생태공원도 조성했다.

2012년에는 밤섬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암사생태공원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확대 지정됐고, 강서습지생태공원도 올해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2007년 1608종이었던 한강 생물종은 2022년 2062종으로 늘었고, 한강생태공원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인 삵·맹꽁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수리부엉이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특히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은 1997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생태공원으로 2010년 자연형 호안 조성, 연못·습지 등 생물서식처를 적극적으로 정비·조성한 결과, 천연기념물인 수달·새매, 무당새 등 총 43종의 동물과 은사시나무 등 106종의 식물이 울창한 하천 숲을 이뤘다.

시는 내년까지 콘크리트가 깔린 한강변 호안의 94%(복원 대상구간 57.1km 중 53.7km)를 흙·자갈, 수생식물이 식재된 자연형으로 복원한다. 현재는 복원 대상 구간의 86%인 49.5㎞가 자연형 호안으로 복원돼 있다.

또 지난해 호안과 둔치에 버드나무, 명자나무, 팽나무, 산딸나무, 느릅나무 등 8만 주를 심은 데 이어 올해 7만 주·내년 6만여 주를 추가 식재, 총 370여만 그루가 살아 숨 쉬는 울창한 한강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한강 생태계가 자생력을 갖추고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하며 기능할 수 있게끔 조성한 5곳의 한강생태공원은 재정비에 들어간다.

습지가 많아 맹꽁이 집단 서식처가 발견된 암사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 강서습지생태공원은 침수 등으로 오랜 기간 쌓여온 퇴적물을 걷어내고 적정 수심을 확보한다. 종종 수달이 발견되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에는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수달 모래톱' 공간도 늘려줄 예정이다.

조성된 지 30년 넘은 잠실한강공원 수영장은 사계절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복합문화공간 '자연형 물놀이장'으로 조성한 데 이어 앞으로 광나루·잠원·망원 수영장도 순차적으로 정비해 나간다.

시는 5곳의 한강생태공원에서 시민들이 생물종다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한강 자연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생태 프로그램도 연중 운영한다. 생태 프로그램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르네상스로 자연성 회복의 단초를 마련했다면, 앞으로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한강 본연의 모습에 가까운 생태계 복원을 이뤄내 더 다양한 생물과 사람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