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 최원종, 피해 망상에 범행…"일부 피해자 스토커 같다"(종합)
경찰 "포렌식서 '스토킹' '조직' 키워드 여러차례 검색"
'신림동 사건' 모방 아닌걸로…10일 최원종 검찰 송치
- 유재규 기자, 최대호 기자
(성남=뉴스1) 유재규 최대호 기자 =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범'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은 '피해망상'에 따라 범행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이 범행 전에 '조직' '스토킹' 등을 여러차례 걸쳐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정원 경기분당경찰서 형사과장은 9일 분당서 2층 소회의실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된 최원종과 관련된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범'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 과장은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 2대, 개인PC 1대 등 포렌식을 진행했고 이중 의미있다고 보이는 것은 '조직' '스토킹'의 키워드를 검색한 횟수"라며 "여러차례 걸쳐 '스토킹' '조직'을 검색했고 이에 최원종은 '전파무기, 방사선으로 누군가 나를 공격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원종은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일대 등에서 벌인 사건 사흘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원종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칼을 들고 다니는 배달원' '서현역에서 디저트 먹는 중'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흉기를 구입, 지난 2일 실행에 옮기려다 '두렵다'는 생각에 이행하지 못했다. 최원종이 범행 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범행계획을 확실히 실행하고자 범행 당일 친모의 명의로 된 모닝 차량을 끌고 돌진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예고' 글을 작성한 경위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특정 스토킹 조직단체에게 경고하기 위해 이를 보라는 의도였고 '서현역에서 디저트 먹는다'는 글은 서현역을 범행장소로 꼽으면 스토킹 조직단체가 서현역을 찾을 것이라는데 이유에서 작성했다는 것이다.
최원종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면 결국 자신이 검거될 것이고 이후에 스토킹 조직단체가 세상에 알려지면 경찰도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여겼다.
때문에 이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일부 피해자 가운데 실제로 스토킹 조직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박 과장은 "최원종의 이번 범행은 '피해망상'에 따라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조사 및 프로파일러 면담에서 최원종이 위장진술을 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있다"며 "여전히 스토킹 조직단체가 있다고 지금도 생각하면서도 '묘사를 어떻게 할 지 특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과 치료를 2020년 이후부터 안 받은 까닭에 대해서는 '치료를 받아봤자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는 취지로 거절했다고 밝혔다"며 "정신질환 등으로 부모님과 마찰로 인해 따로 거주했다 범행 전, 다시 들어온 이유는 '스토킹 범죄 조직단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다'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21일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조선(33)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을 모방했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일부 확인한 기록은 있는데 당시 사건의 규모가 워낙 커서 어쩌다 우연히 보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원종은 이번 사건을 두고 '만약 그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안하겠다'는 취지로 후회하고 있으며 '반성문을 써도 되겠냐'는 의사도 표했다"면서 "다만, 반성문을 실제로 작성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6일 최원종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실시했다.
해당 결과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주께 발표될 예정이다.
정식 브리핑에 앞서 이날 모상묘 분당경찰서장은 "특별 치안을 강화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또 '살인예고' 글에 대해서도 수사도 병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6분~6시께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 시민 5명을 덮치고 백화점 1~2층에서 소지한 흉기 2자루로 시민 9명에게 무차별 휘두른 혐의다.
당초 부상자 14명이 나왔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이 지난 6일 사망판정에 따라 1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됐다.
경찰은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뒤, 지난 7일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최원종의 나이와 얼굴사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최원종은 이튿날 10일 검찰에 송치될 방침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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