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가족,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세월호·광주학동붕괴참사 유가족도 찾아
- 박지현 기자
(무안=뉴스1) 박지현 기자 = 이태원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사회적참사 피해 유족들이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태원참사 유가족 20여 명은 3일 오후 2시 50분쯤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이 모여 있는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검은색 차림에 보라색 목도리를 착용한 유가족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합동분향소에 들어가 위패와 영정에 헌화와 묵념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공항 2층에 위치한 유가족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유가족대표단과 20분간 면담했다.
이종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일정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저희가 사실은 내려오는 것을 망설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 유가족들은 일어난 상황이 믿어지지 않아 누가 어떤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럼에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마음을 알아서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하러 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것을 참고해서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싶다"며 "많은 국민이 함께 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또 "참사 발생 얼마되지 않았는데 2차 가해가 난무해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기사를 낼 때 제발 댓글창을 닫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제주항공 희생자들의)시신 훼손이 심하다고 들었다. 가족 품으로 돌아가서 장례를 치르도록 하고, 다른 대책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유가족들은 이후 사고가 일어난 현장 근처를 버스를 타고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친다.
앞서 지난 1일에는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30여 명이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영면을 빌었다.
이들은 새해를 맞아 세월호 선체가 있는 전남 목포신항에 방문한 후 공항을 찾았다.
다만 가족의 시신을 인도받지 못하는 유족들을 배려해 조용히 분향하는 것으로 조문을 마쳤다.
광주 학동 붕괴 참사를 비롯해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유족들도 지난 1일 합동분향소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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