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래구청 긴급 입찰 왜?…구청장 'AMP 동기' 회사 5차례 39억 수주

청사 가구·사인물, 유적전시관까지 전방위 독점 의혹

부산 금정구에 있는 A업체 본사 앞에 쓰레기가 쌓여있다.2024.8.16.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의 한 업체가 2년간 동래구청의 디자인 가구 납품을 독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청 신청사 유적전시관 조성 용역 사업과 신청사 사인물 제작·설치 입찰을 따낸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A사 대표의 친형이자 A 사의 감사인 이 모씨와 동래구청장은 금정구에 있는 한 대학의 최고국제경영자과정(AMP) 동기로 확인돼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커지고 있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동래구청 측은 사업 진행과정에서 동래읍성 유적·유물을 이전한 뒤 복원한다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구청 측은 유적전시관 조성을 위해 지난해 12월 13일 (가칭)동래구 신청사 유적전시관 조성 용역 사업 공고를 냈다. 이후 19억 9900만 원에 달하는 사업을 긴급 입찰로 진행한 뒤 서둘러 A 사를 선정하고 협상에 의한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당시 용역 입찰 공고를 보면 입찰 자격으로 산업디자인 전문회사와 실내건축공사업외에도 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비디오제작물업과 소프트웨어업 자격까지 모두 갖춘 업체를 참여토록 했다.

또 동래구청은 지난해 12월 4일 공고한 '동래구 신청사 사인물 제작 및 설치' 입찰을 특별한 이유없이 긴급으로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 A 사를 최종 선정했다. 사업비는 4억4900만 원이다.

문제의 A 사는 앞서 2022년부터 3차례에 걸쳐 가구 생산 능력이 없음에도 14억 8800만 원 상당의 가구 납품 사업을 따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동래구 신청사 유적전시관 조성 용역 공고문(나라장터 제공)

2022년 2월에는 동래구 청소년수련관 4억 원 규모의 가구 계약을 따냈다. 구청은 가구납품과 전혀 관계없는 비디오물제작업을 지원 자격으로 넣어 사실상 가구업체의 참여를 제한하고 입찰도 긴급으로 5일간만 진행했다.

올해 1월 사업비 17억 원 상당의 신청사 디자인가구 공고에서도 구청 측이 가구업체와 실내건축업 면허를 모두 가지고 있는 업체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구청 측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갖춘 업체는 부산에서 A 사를 포함해 두 곳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자 구청 측은 서둘러 입찰을 취소하고 7억4400만원으로 사업비를 낮춰 재공고를 냈으나 특이하게도 2차 공고에서도 A 사가 선정됐다. 이 때 A 사는 입찰 조건을 어기고 타 회사의 가구를 납품했으며 입찰 시 회사 직원 수와 가구 공장 규모 등도 사실과 다르게 제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월에도 A 사는 3억4400만원 규모의 동래구 혁신 어울림센터 디자인 가구 납품 업체로 선정됐다.

구청 측은 A 사가 가구를 직접 생산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채 지속해서 A 사를 구청 사업 수행 업체로 뽑고 있다.

이로써 A 사는 동래구청장이 취임했던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신청사 가구와 사인물, 유적전시관까지 전방위 사업을 독점하며 약 2년간 5차례에 걸쳐 39억3600만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입찰 공고부터 선정 과정까지 A 사에 유리하게 입찰이 진행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나 동래구청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래구청 관계자는 "긴급 입찰 이유는 신청사 준공 기간에 맞추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신속 집행을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성, 기술성, 창의성, 예술성 등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제안서를 받아 평가 뒤 협상 절차를 통해 계약을 체결한다"며 "모든 사업은 절차상의 문제가 없이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