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역사와 전통"…장(醬) 담그기 문화, 韓 23번째 인류무형유산(종합)
유네스코 무형유산 정부간위원회, 파라과이 회의서 대표목록에 '등재' 결정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장 담그기 문화', 널리 전세계가 향유하도록 최선"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우리나라의 장(醬)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이로써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인류무형유산은 23개로 늘었다.
국가유산청은 3일 오후(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Representative Lis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담그기'는 콩을 사용해 만든 식품인 장(醬) 그 자체의 효능을 넘어,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8년 12월 27일 '장(醬) 담그기'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장 담그기'라는 공동의 행위가 관련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한다고 언급하며,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문화다양성 증진에 기여하는 등 인류무형유산 등재 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 담그기'의 문화적 배경에 관심이 컸다. 위원회는 가정에서 장의 성공적인 발효와 숙성을 위해 부적을 사용하거나 의식을 치르는 점, 장의 건강 효능에 대한 한국 국민의 강한 믿음 등을 근거로 "장 담그기 전통은 문화적 관습을 탄생시켰다"고 했다.
지난 2019년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는 심의를 거쳐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신청대상에 선정했다. 2022년에는 등재신청서 및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유네스코는 심사를 거쳐 지난달 5일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된 유산을 평가해 그 결과를 △등재(Inscribe) △정보보완(등재 보류, refer) △등재 불가(not to inscribe)로 구분해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 권고한다. 이런 권고 내용은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최종 등재 결정에 반영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등재가 외교부와 한식진흥원 및 다양한 민간단체가 준비 과정에서부터 협력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장 담그기 문화가 등재되면서 우리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은 23개가 됐다.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2003년) △강릉 단오제(2005년)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이상 2009년) △가곡 △대목장 △매사냥(이상 2010년)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이상 2011년) △아리랑(2012년) △김장 문화(2013년) △농악(2014년) △줄다리기(2015년) △제주 해녀 문화(2016년) △씨름(2018년) △연등회(2020년) △탈춤(2022년)까지 22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그동안 한국인의 음식문화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음에도 보편적 일상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문화적 가치가 소홀히 여겨졌던 '장 담그기 문화'가 이번 등재를 통해 국민이 우리 음식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한국 전통음식에 대한 국민적 사랑과 관심을 더해 '장 담그기 문화'가 전 세계가 인정하고 널리 향유할 수 있는 무형유산으로 계승, 발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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