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대출한도, 5억으로 늘어난다…한숨 돌린 피해기업들
정부, 28일부터 티메프 피해기업 자금지원 보완 조치 시행
제한 문턱도 낮춰…고액 피해기업 유동성 공급 '기대감'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정부가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 대한 대출 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대출 한도를 넘어선 대규모 피해를 봤음에도 유동성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소상공인 업계는 도소매업 등 피해 금액이 컸던 업체들이 이번 조치를 통해 일시적으로 자금 애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관가에 따르면 전날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정책금융기관들은 티메프 피해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보완 조치를 발표했다.
관계 부처와 기관들은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직후 긴급대응반을 편성해 피해기업에 대한 자금 집행 과정을 살펴왔는데, 자금 집행 과정에서 현장의 건의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마련한 조치다.
오는 28일부터 시행하는 보완 조치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경안자금) 지원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소진공은 업체 당 최대 1억 5000만 원, 총 1700억 원 규모의 경안자금 대출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티메프 사태로 1억 5000만 원 이상의 피해를 본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출 금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출 한도를 최대 5억 원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소진공의 경안자금 실행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지난 22일 열린 중기부 산하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경안자금은 81.6%로 집행률이 높은데 소진공은 17.6%에 불과하다"며 "(자금이) 준비가 돼 있는데 피해자 구제는 안 되고 있다. 집행률을 높여 달라"고 언급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소진공의 대출 한도가 1억 5000만 원인데 준비된 예산의 대부분이 집행되지 않았다"며 "자금이 남아 있는데도 한도를 정해 놓고 추가 대출을 요구함에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지난 21일 기준 소진공의 경안자금 신청 액수는 총 405억 7000만 원이며 그중 집행 액수는 300억 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번 티메프 지원자금에 한해 소진공의 대출 제한 문턱도 일부 낮추기로 했다. 부채비율 700%, 차입금 규모 매출액 초과 기업 등은 지원에서 제외됐으나 사업성 평가를 거쳐 피해 금액 내에서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알렛츠 피해기업의 피해 금액을 폭넓게 인정하기 위해 미정산 내역을 판매자 페이지를 통해 증빙하는 경우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티메프에 입점한 숍인숍 형태의 기업이 운영하는 소규모 플랫폼(셀러허브 등)에 입점해 피해를 본 기업들도 정산금액을 증빙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대출 규모가 확대됐다는 소식에 피해가 컸던 업체들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했다.
소진공 자금 접수 당시 피해 금액이 제대로 산정되지 않아 대출을 받지 못했다는 한 입점 업체 대표 A 씨는 "주위를 보면 5억 원 이상 피해를 본 업체들도 많이 있다"며 "피해 금액이 큰 이들을 위한 대책이 나와 다행이다"고 전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대출 한도 금액을 올리고 제한 기준을 낮춘 것은 티메프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봤지만 정책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구제할 긍정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부가 채권 회수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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