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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른다…안전통화 급부상"

정치 안정 + 성장·인플레 지지…"리얼머니 투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11-17 16:11 송고
그리스 과거 통화 드라크마와 유로 동전 © AFP=News1
그리스 과거 통화 드라크마와 유로 동전 © AFP=News1

유로존이 세계 경제의 병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면서 유로가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가 평가했다. 시장 불안이 커질 때마다 외환 트레이더들이 유로 매입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채무 위기로 유로존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당장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계기로 정치리스크가 커져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올해 프랑스와 독일 선거에서 우려했던 대이변은 없었고 유럽 전반의 분위기는 통합으로 기울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위험자산들이 매도세에 휩싸일 때마다 트레이더들이 유로를 사들이고 있다. 부분적으로 캐리트레이드의 되감기에 따른 것일 수 있다. 캐리트레이드란 저금리 선진국 통화를 빌려 고금리의 이머징 채권과 통화에 투자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유럽중앙은행의 테이퍼(부양 축소)에도 시장이 유럽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한다'며 유로가 안전자산 움직임을 나타내는 더 큰 이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G의 비라즈 파텔 외환전략가는 "유럽이 돈을 넣기에 매력적인 종착지가 되고 있다"며 "전반적 정치 환경과 경기 사이클에 좀 더 민감한 리얼머니 투자자들이 느끼는 매력도가 커졌다"고 말했다.

ECB가 2019년 이전에 금리를 올릴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유럽의 거시경제 개선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략가들은 입을 모았다. 크레딧아그리콜의 바실리 세르브리아코프 외환전략가는 유로존의 경상흑자가 유로의 안전자산 매력을 끌어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유로는 위험회피 환경에서 상당히 시장 평균을 웃돌며 아웃퍼폼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안정성도 유로를 지지한다. 최근 스페인의 카탈루냐 독립 문제가 다시 불거졌지만 유로 시장은 상대적으로 크게 움직이지 않아 오히려 서프라이즈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반면 영국 파운드, 미국 달러와 같은 주요국 통화들은 여전히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변수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이에 골드먼삭스는 2018 전망 보고서에서 유로가 140엔으로 올라 지금보다 5%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르브리아코프 크레딧아그리콜 전략가는 올해 이머징 캐리트레이드로 짭짤한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포지션 청산으로 연말 유로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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