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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QE 후퇴에도…2013년식 이머징 발작 없는 이유

FT "글로벌 성장 + 외화금융 의존↓ + 달러 약세"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7-10 10:28 송고 | 2017-07-10 11:00 최종수정
중국 베이징의 한 건설 현장 © AFP=뉴스1
중국 베이징의 한 건설 현장 © AFP=뉴스1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QE)에서 후퇴할 준비를 시작하면서 이머징마켓이 잔뜩 긴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3년 긴축 발작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최근 2주 사이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올해 랠리를 지속했던 이머징 마켓이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골드먼삭스의 카마크샤 트리베디 외환이머징 전략본부장은 10년물 독일 국채와 같은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이머징에 더 중요하다며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지가 최대 우려"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리베디 본부장은 수익률 상승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져도 "이머징은 이러한 충격에 대해 상대적으로 탄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이머징 투자자들은 QE 후퇴 조짐에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BNY멜론의 닐 멜로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단단한 위험 선호심리를 보면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성장이 지지하고 이머징의 금융구조가 더 좋아졌다. 또 현지통화 채권시장에 외국인 참여가 늘면서 이머징의 대차대조표가 대체로 건전해졌다. 이머징이 경상적자에 따른 외부 파이낸싱에 덜 휘둘리게 된다면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해도 충격이 덜 할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미국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한 점도 이머징의 맷집 배경이다.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다 같이 오르면서 달러 이외의 통화들이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났다. 덕분에 달러 표시 채권을 다수 발행한 이머징 국가와 기업들이 안도할 수 있었다.
글로벌 무역의 성장세도 이머징을 지지한다. NN투자파트너스의 발렌티진 반 뉴벤후지헨 멀티애셋투자 본부장은 "글로벌 무역, 금융 환경, 자본 흐름이 모두 수요 동력으로 작동하는 사이 유가와 달러의 존재가 희미해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영국과 미국에서 정치 위기는 이미 투자 심리에 충분히 반영되면서 더 이상의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점도 있다. 경제보다 정치 위기라는 점에서 이머징 전염이 없었다. 이머징의 매력이 높아지며 글로벌 무역 반등에 따라 이머징이 매우 좋은 포지션에 있다는 걸 시장이 깨달았다고 FT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머징 랠리는 선진국 금융시장의 낮은 변동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ECB가 테이퍼링을 하거나 연준이 양적긴축을 발표하면 선진국은 물론 이머징에서도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이머징 시장의 체력은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엄 글로벌의 리사 스캇-스미스는 "변동성 대비 캐리 기대 수익률이 높은 때에는 이머징 투자자들의 확신도 강해진다"며 "변동성이 높아지면 이머징 자신감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레베디 골드먼 본부장은 달러 전망이 이머징 랠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머징에 가장 중요한 중앙은행은 미국 연준이라고 말했다.

달러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을 끌어 내리고 이는 많은 이머징 국가들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GAM의 폴 맥나마라는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신호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미국의 실질 금리가 이머징 통화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도 유의하라고 FT는 충고했다.

스캇-스미스는 지난해 말 미국 대선 이후 이머징 통화가 3차례 압박을 받았다며 최근 몇 주 사이 미국 실질수익률 상승속도를 보면 이 같은 3차례 압박을 더한 만큼의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머징이 단순한 하락장세 혹은 심각한 우려에 빠질지를 예측하는 데에는 미국 실질금리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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