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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 北 김정은 리더십 불안정성 증대 분석

영변 핵시설 재개 등 공식 확인.. 핵개발 지연 효과 의심
젊은 지도자 리더십-북한 현실 괴리 현상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3-10-09 06:39 송고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영변 원자로 시설을 재가동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 31일 미 국제안보과학연구소(ISIS) 웹사이트 캡쳐. 2013.10.8/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최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통일부가 최근 북한 지도부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확인해 준 것은 집권 2년차 김정은 정권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소문으로만 돌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관련한 추문에 정보 당국 역시 사실관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변 핵시설이 재가동에 들어간 점도 확인됐다.

또 어려운 식량사정에도 외화벌이를 위한 건설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 점은 김정은 정권과 그 주변국들이 처한 환경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 주변국 군사위협 태세 유지
남재준 원장이 지난 8일 국회 국가정보위를 통해 북한이 지난 8월께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공식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는 장거리 미사일 엔진시험이 실시되는 등 핵무기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핵개발은 이미 북한 스스로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공언한 점에서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다만 북한이 2008년 불능화했던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핵탄두 운반수단인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계속해서 키워가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개발 능력을 지연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효용성을 의심케 하는 측면이 높다.

북한의 핵개발을 늦추려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노력과 이를 피해 핵무력 수준을 높이려는 북측의 움직임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라면, 이 싸움의 승자가 결국은 북한이라는 관측에 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의 시진핑 체제가 북한의 핵 보유와 핵 탄두 소형화 추진에 비상한 관심을 쏟으며 이전과 다른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정부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대북제재 효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며 "핵개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연다면 이것이야 말로 북한이 원하는 바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핵회담의 판을 최대한 키우려는 게 북측의 목적이라는 점에서 6자회담이 열렸더라도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화에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는 점은 시간이 우리가 아닌 북한편에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 질 수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 정권 2년여간 이미 두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한차례의 핵실험이 실시됐다"며 "북한도 일단 상황을 더 두고보겠지만, 6자회담이 더 지연되면 북한은 또다시 무력도발이라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우측)과 부인 리설주© News1


◇ 어린 지도자의 리더십 한계 관측

김정은 정권 들어 특히 두드러지는 북한의 모습 중 하나는 대규모 건설사업과 위락시설에 대한 투자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북한은 마식령 스키장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승마장과 물놀이장, 놀이공원 등 위락시설을 이미 완공했거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의 윤택한 삶을 위한 배려라는 게 북한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 명분이지만, 북한 주민들이 처한 경제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같은 건설사업이 북한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진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회 정보위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락시설은 북한의 특권층을 위한 것이며, 이러한 시설을 건설하는 데 3억달러의 재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8일 "김정은이 스위스 체류 경험 바탕으로 유럽식 잔디 광장과 테마 파크 등을 모방한 '외국 따라하기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며 "개인적 관심 사업에 재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공관원에 수백만불의 건설사업을 강제로 할당해 북한 내부 불만이 증대된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선 김정은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확산되고 보신주의와 면종복배 현상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 당국의 파악 내용을 전폭적으로 신뢰할 순 없지만, 결국 서방국가 유학파 출신의 어린 지도자의 리더십과 북한 현실 간의 괴리가 나타날 수 있다던 김정은 집권 초기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최근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관련한 추문이 불거진 것과 관련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예술단 단원 9명이 총살당했다는 소문도 김정은 정권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리설주 추문이 보도된 이후 실제로 리설주가 북한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점, 북한이 이러한 남측 언론 보도에 공식 대응했다는 점은 사실상 김정은 스스로 그 치부를 인정한 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재준 원장 역시 국회 정보위를 통해 리설주 추문 정황에 대해선 "알수 없다"면서도 9명의 단원이 총살됐다는 소문에 대해선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관계자는 "김정은의 선대에서도 이같은 성 스캔들이 없지 않았지만, 정권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북한 지도부 특유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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