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오늘 대선 결과 인증…"4년 전과 달리 평화로운 정권이양"

해리스 주재 상·하원 합동 회의…"민주당은 선거 결과 수용"
바이든 "4년 전 사건, 다시 쓰이거나 잊어서는 안돼"

미국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경찰 총기에 의한 폭발이 목격됐다. 경찰은 의사당으로 난입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의 폭동을 막는 중이었다.2021.01.0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의회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증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에는 4년 전 의회 폭동 사태와 달리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의회는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3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 회의를 연다.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절차를 주재할 예정이다.

WP는 "2021년 트럼프와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과 달리 해리스와 민주당은 2024년 선거 결과를 광범위하게 수용했기 때문에 이 과정은 역사적으로 2021년 1월 6일 이전과 마찬가지로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티코도 "이번에 하원과 상원의 회의는 거의 충격적일 정도로 일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의회의 평온한 분위기는 2021년 1월 6일에 국가의 민주주의 기관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과 그것을 은폐하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 깊고 끓어오르는 긴장감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2021년 발생한 1·6 국회의사당 폭동은 트럼프 당선인을 최대 정치적 위기로 내몬 사건이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다가 진압됐다.

의회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인준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2020년 대선 결과를 확정 짓기 위한 이 회의를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5명이 숨졌다.

이 사건에 연루된 약 1600명이 기소됐고, 이 중 1250명 이상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을 사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월 6일 사면 조치는 그가 충성파에게 보상하고 반대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대통령직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애덤 쉬프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트럼프가 그 폭력에 연루된 수많은 사람을 재빨리 사면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끔찍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임기의 끔찍한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을 하며 경찰과 충돌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사면을 언급하며 사건을 묻으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다.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낸시 펠로시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였던 헨리 코넬리는 "우리 모두 위협을 느꼈고 무서웠다"며 "복도 반대편 문을 부수는 소리가 들렸다"고 WP에 말했다.

국회의사당에서 1㎞ 거리에 거주하는 버논 스트로벨은 2021년 1월 6일을 회상하다 눈물을 참았다. 그는 WP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훼손하던 곳은 나의 고향이자 국가의 수도"라고 호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의사당 폭동 사건이 잊혀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그가 한 일은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었다"며 "우리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은 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쓰여서는 안 되고, 잊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정상적인 권력 이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대선 결과 인증을 앞두고 의사당 보안 조처도 강화됐다. WP에 따르면 보안 펜스가 국회의사당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며, 지역 및 연방 법 집행 기관은 전면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워싱턴DC 방위군 소속 500명의 군인도 요청 시 지원할 준비가 된 상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