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미 재무 인선…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떠올라(종합)

[트럼프 시대]러트닉 인수위장, 기싸움 벌이다 후보군 탈락
월가는 워시에 대해 우호적…트럼프와 맞는지는 미지수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 <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인 케빈 워시를 재무부 장관으로, 억만장자 펀드 매니저인 스콧 베센트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짝지어 생각하는 것으로 이 문제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재무 장관 인선은 당초 지난주에 있을 예정이었지만 늦어지면서 후보가 좁혀지는 듯하다가 원점이 되는 등 가장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베센트가 지난주 트럼프와 NEC 위원장과 재무부 직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워시의 경우 인수팀이 자리 잡은 트럼프 마러라고 골프 클럽에 초대되었는데 며칠 내로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인터뷰하게 되었다고 했다.

워시는 54세, 베센트는 62세로, 모두 트럼프가 경제팀을 이끌기 위해 필요하다고 본 월가의 혈통을 가진 것으로 여겨진다. 워시는 연준 이사를 지내기 전에 모건스탠리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워시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보호주의 경제 의제에 맞는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그가 젭 부시와 같이 쓴 2011년 사설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적 보호주의의 급증하는 흐름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워시는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당시 재무부 장관이었던 스티븐 므누신이 트럼프를 설득해 제롬 파월을 그 자리에 앉혔다. 트럼프는 나중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인수팀은 다른 직책에 비해 재무장관을 더 많은 후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도 재무장관 후보에 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은 측근들에게 재무장관 자리에 큰 인물을 원한다면서 로완 CEO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도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재무부 장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늦춰졌다. 재무 장관에 맞춰 NEC, 상무부 장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선정되어야 했지만 베센트와 인수위 공동 위원장인 하워드 러트닉간의 기 싸움이 일어나 결정이 늦어지게 됐다.

당초 재무부 장관 후보로 베센트뿐 아니라 러트닉 위원장도 유력했지만 둘의 싸움이 트럼프를 화나게 해 이제 더 이상 러트닉은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초반에 재무 장관 물망에 올랐던 이들은 존 폴슨 헤지펀드 매니저, 베센트, 러트닉 등이었다.

트럼프의 첫 임기 백악관에서 일했던 케빈 하셋은 NEC를 이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재무부 장관 선정 과정이 오래 걸리고 갈등까지 빚는 것을 보고 불안해하고 있다. 재무부 직책은 세계 금융 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28조 달러 규모의 국채 시장, 약 40개의 경제 제재 프로그램 및 통화 정책을 감독하는 자리다.

전문가들은 만약 워시가 재무장관이 된다면 노련하게 위기 상황에서 연준과 월가를 잘 상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시의 지명이 '안정성의 신호'라면서 그라면 트럼프가 입에 올리고 있는 극단적인 관세 시나리오를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