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서랍에 3년 간 딸 가둔 비정한 엄마…"주사기로 시리얼만 줬다"
발달연령 10개월도 안 돼…배우자가 소리 듣고 아이 발견
위탁 보호자 "아이에 웃는 법 가르쳐줘…음식이 뭔지도 몰라"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침실 서랍에 영유아 딸을 3년간 가두고 키우다 적발된 영국 여성에 징역형이 선고됐다.
CNN,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북서부의 체스터 크라운 법원은 아동 학대 혐의 4건으로 기소된 여성에 대해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여성은 2020년 3월 아이를 낳은 후 지난해 2월까지 아이를 배우자와 자신의 다른 자녀들로부터 숨겼다. 여성은 출근하거나, 다른 자녀들을 학교로 데려다주거나, 크리스마스에 다른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러 갈 때 아이를 집에 혼자 남겨뒀다. 여성은 아이에게 주사기로 시리얼만 줬다.
여성이 배우자와 동거를 시작하자 아이를 다른 방으로 옮겼고 아이는 혼자 남겨졌다. 이때 배우자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집에 다시 들렀는데, 이때 침실 중 하나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아이를 발견했다.
이후 배우자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다음날 사회복지기관 직원들이 그의 집을 찾았다. 아이를 서랍에서 발견한 직원들이 여성에게 아이를 보통 서랍에 두냐고 물어보자, 그는 "그렇다, 서랍에 (둔다)"라고 답했다.
아이를 발견한 직원은 법정에서 여성이 이때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무표정해 보였다"고 증언했다. 또 "(아이가) 엄마 얼굴 외에 본 얼굴이 나밖에 없다는 사실에 압도적인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아이는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있었고 발진과 약간의 신체적 기형이 있었으며 영양실조와 탈수 상태였다. 아이는 입천장이 갈라져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개파열도 있었으며 치료도 받지 못했다.
검찰은 아이가 "침실 서랍에 갇혀 나간 적도 없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거나 사회화된 적도 없다"며 그의 발달 연령이 0개월에서 10개월 사이라고 밝혔다.
아이의 위탁 보호자는 "우리가 아이를 불렀을 때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 매우 분명해졌다"고 증언했다. 또 아이에게 미소 짓는 법도 가르쳐줘야 한다며 아이가 "음식이 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2명의 경찰관은 위탁 보호자의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임신 사실을 몰랐고 출산하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또 아이의 아버지가 폭력적 성향이라며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아이를 넣은 서랍을 닫은 적이 없으며 아이가 계속 서랍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아이가 "가족의 일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여성의 변호인은 여성의 정신 건강, 폭력적인 아버지와의 불안정한 관계, 그리고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인해 '예외적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여성이 잘 돌보던 자녀들은 어머니와 더 이상 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티븐 에버렛 판사는 여성이 한 행동이 "믿기지 않는다"며 "46년간 이 정도로 나쁜 사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에버렛 판사는 여성에게 "당신은 그 어린 소녀에게 사랑, 적절한 애정, 적절한 관심,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 적절한 식단, 절실히 필요한 의료적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아이에게) 그 결과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재앙에 가까웠다"고 비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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