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장비 없이 맨몸으로 사격 '은메달'…51세 명사수, 김예지와 인기 폭발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맨몸으로 올림픽 경기에 나서 은메달을 따낸 사격 선수 유수프 디케치(51)에 전 세계 누리꾼들의 이목이 쏠렸다.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혼성단체 10m 공기권총에서 2위를 차지해 은메달을 거머쥔 튀르키예의 유수프 디케치 선수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CNN은 "겸손한 올림픽 사격 선수 디케치가 은메달을 획득하고,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사격에 집중하는 '미친 아우라'로 화제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통상 사격 선수들은 사격용 귀마개, 맞춤형 보안경 등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한다. 그러나 디케치는 경기 내내 어떠한 장비 없이 자신의 일반 도수 안경과 작은 귀마개를 착용하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CNN은 "디케치의 캐주얼한 모습은 한국 김예지 선수와 극명하게 비교돼 널리 퍼졌다"라며 "런웨이에서도 어색하지 않을 김예지의 모자와 미래 지향적인 안경, 그리고 침착한 평정심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외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수프 디케치(Yusuf Dikeç)라는 키워드로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들이 공유됐다. 디케치 사진은 엑스(X·구 트위터)에서 1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넘기기도 했다.

디케치는 한 튀르키예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사수들은 한쪽 눈으로 과녁을 보지만, 저는 두 눈으로 보고 쏘기 때문에 모든 장비가 필요하지 않았다"라며 "저는 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기 때문에 그것이 더 낫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격 자세에 관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을) 쏘는 것은 예술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며 "몸의 균형을 맞춘 채 집중하고, 또 집중하는 것이다. 사격하는 동안 의욕이 생기고 편안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해외 누리꾼들은 "김예지와 디케치가 올림픽 최고의 스타"라며 그림·포스트 등 2차 창작물을 만드는가 하면, "노템(아이템 없이 게임) 전에 강한 고인물"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고 환호했다.

재치 있는 발언들 또한 눈길을 끌었다. 누리꾼들은 "이 아저씨 일어났을 때 그냥 올림픽 출전해보기로 마음 먹은 것 아니냐"면서 "훈련 받은 암살자임을 알아챘어. 의심을 사지 않으려 일부러 은메달을 획득했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1973년생으로 올해 51세인 디케치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출전했는데, 이번 은메달이 개인 올림픽 첫 메달이다. 1994년 튀르키예 헌병대에 부사관으로 입대해 6년간 복무한 퇴역 군인이기도 하다.

디케치는 2001년 헌병대 스포츠클럽에서 사격을 처음 시작해 2012년에는 10m·50m 공기 권총 종목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ISSF 세계 선수권 대회, ISSF 월드컵, 유럽 선수권 대회 등에서 금 10, 은 10, 동 6개 메달을 수상했다.

yoon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