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후배 유영찬에 경의 표한 KT 배정대…"대단한 정신력"[준PO4]
부친상에도 출전 강행…"나였으면 경기 못 나갔을 것"
1승 뒤 2연패, 벼랑 몰린 KT…"우리 팀원들 믿는다"
- 권혁준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정말 대단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9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만난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28)가 인터뷰를 마치기 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입을 뗐다. 그는 전날 홈런을 쳤던 상대인 LG 트윈스 투수 유영찬(26)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KT는 전날 열린 2차전에서 5-6으로 패배, 1승 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그래도 한 가지 수확이 있다면 배정대가 9회말 LG 마무리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2점홈런을 쏘아 올린 것이었다.
이 홈런으로 KT는 LG의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까지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졌지만 '잘 진'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정대 역시 홈런을 친 기쁨이 컸지만, 한편으론 상대 투수인 유영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유영찬은 준플레이오프 직전 부친상을 당해 1차전을 거른 뒤 2차전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다.
배정대는 이에 대해 "아마 나였으면 경기에 못 나갔을 것 같다"면서 "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이기에 경기에 나섰다는 자체가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얘기하고 싶다. 나보다 어린 선수지만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그 전에 소식을 접하고 나서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렇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정말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상대 팀 후배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했지만, 승부는 냉정하다. KT는 당장 벼랑 끝에 몰려 '내일이 없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배정대는 "이제는 뒤가 없다. 모든 부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야한다"면서 "일단 최선을 다하면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는 매일 결과가 곧바로 나온다. 그렇기에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 우리 팀원들을 믿고, 어제와 다른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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