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새벽 외제차끼리 '쾅'…"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수상한 운전자들[영상]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적한 새벽 시간 외제 차끼리 일부러 충돌사고를 내 보험사기극을 벌인 운전자들이 검거됐다.

11일 경찰은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2월 21일 오전 3시께 경기 포천시 호국로에서 발생한 사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도로에 정차 중이던 벤츠 승용차가 출발하면서 진로를 변경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때 뒤에서 BMW 승용차가 직진해 왔고 그대로 벤츠를 들이받았다.

언뜻 보면 평범한 사고처럼 보일 수도 있었으나 이는 두 운전자의 보험사기극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사기 행각이 밝혀진 건 사고 충격으로 BMW의 운전자 보호 비상 시스템이 작동해 119에 신고가 자동 접수되면서다.

두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험사에만 연락해 보험 처리하기로 합의를 본 상태였고, 에어백 비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경찰 출동 없이 보험처리로 현장에서 마무리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소방과 경찰이 동시에 출동했고, 당황한 두 운전자는 출동한 경찰에 "보험처리로 끝내겠다", "안 다쳤으니까 저희가 알아서 하겠다"며 사건 접수를 극구 사양했다. 우선 초동 조치한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 간 합의로 보험처리 종결될 전망이라고 보고했으나, 이를 눈여겨본 포천경찰서장(총경 이병우)이 특이점을 발견했다.

새벽 한갓진 도로에서 음주 운전도 아닌 고가의 외제 차 두 대가 충돌한 점이 일반적이지 않았으며, 더구나 두 운전자는 비교적 젊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었다.

이 서장은 '심야 시간에 술을 마신 것도 아닌 젊은 운전자들이 모는 고가의 수입차 사고는 수상하다'고 판단, 교통범죄수사팀에 보다 세밀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수사 결과 총 3명이 범행에 가담했고, 이 범행을 설계한 주범 A 씨는 차에 탑승하지 않고 지시를 했으며, B 씨와 C 씨가 각각 벤츠와 BMW 승용차를 이용해 고의 충돌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을 시인했고, 경찰은 이들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고로 인한 예상 피해액은 약 83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