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대학생 주거 지원 '행복기숙사' 절반이 적자

백승아 의원, 전국 42곳 중 22곳 적자…총 98억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입주율 평균 26.9%에 그쳐

대구 중구 수창동에 개관한 대구행복기숙사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때 운영 중단으로 입은 손실이 누적되면서 대학생 주거 복지 사업인 행복기숙사의 절반이 아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받은 '전국 행복기숙사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42개 행복기숙사 중 22곳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전체의 52%에 해당한다. 운영손익 손실액은 총 98억 원에 달한다. 서울 1곳, 경기 3곳을 제외한 48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숙사다.

이들 행복기숙사가 최근 4년간(2020~2023년)의 누적 운영손익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시기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하며 운영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전체 42곳의 연도별 손익 현황을 보면 2020년 198억 원, 2021년 4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일상회복으로 운영손익이 이익으로 전환돼 2022년 8억 원, 2023년 26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 발생한 손실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누적 운영손익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백 의원은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 위기가 기숙사비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42개 행복기숙사의 올해 1학기 평균 기숙사비는 25만 6863원으로 2021년 대비 10%가량 인상됐다. 기숙사비 인상 폭이 큰 대학은 호서대 16%, 한양대 15%, 경희대(서울) 14%, 송원대·한동대 13%, 경북글로벌교류센터·천안연합기숙사·상명대·한성대 12% 등이었다.

행복기숙사는 정부가 대학생 정주여건 개선과 주거부담 완화를 위해 2012년 시작된 사업이다. 보증금 없이 월 20만원대로 기숙사비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연합형, 사립형 등 4가지 유형의 기숙사 42곳에 2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2021년부터 사회적배려자가 신청할 때 행복기숙사에 최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입주율은 올해 1학기 기준 26.9%로 저조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평균보다 입주율이 낮은 대학이 18곳(43%)이었다.

백 의원은 "정부는 대학생 주거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주거비 부담 완화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인 만큼 국가적 재난으로 발생한 손실은 자영업 재난지원금처럼 국가가 지원해 재정건전성을 담보하고 기숙사비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