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로비의혹' 권순일 전 대법관, 혐의 전면 부인
변호사 등록 않고 직무수행 혐의…화천대유서 받은 1.5억 기부
법정서 직접 공소사실 부인…"검찰 공소권 남용의 전형적 사례"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대장동 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권순일 전 대법관이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공소기각을 주장했다.
권 전 대법관은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두 번째 공판에서 검사의 공소사실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이날 권 전 대법관이 퇴임 이후인 2021년 1~8월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민사소송 상고심,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 분석, 법률문서 작성, 대응 법리 제공 등의 변호사 직무를 수행했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이에 권 전 대법관은 직접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며 "공소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사가 퇴직 후 법무실장으로 취임한 사례에 대해 검찰은 변호사 개업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가 없다고 결정한 사례가 있다"며 "검사가 표적 삼은 수사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이중의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더욱이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 대해 수사권이 없다"며 "수사권이 없는 검찰이 위법부당하게 수사권을 행사해 시민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마치 죄가 되는 양 사실관계와 법리를 왜곡해서 기소한 공소권 남용의 전형적 사례다. 공소 기각해달라"고 덧붙였다.
권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회사에 취업해 근무하며 회사의 고문으로서 회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공소 사실과 같이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한 사실이 없고 직무 수행한 사실도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 8월 검찰에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2021년 9월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지 2년 11개월여 만이다.
2020년 대법관에서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은 당시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월 1500만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의 대주주는 김만배 씨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법률대리 행위나 법률상담을 하고 대가를 받으면 처벌받는다. 변협은 변호사 등록 신청을 받은 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거부할 수 없다.
권 전 대법관은 논란이 불거지자 화천대유에서 받은 보수 1억 5000여만 원 전액을 기부했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 8월 검찰 기소와 함께 변협 징계위에 회부됐지만, 형사사건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절차가 보류됐다.
권 전 대법관 재판의 다음 기일은 내년 2월 13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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