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우주항공 인재 '톱티어' 비자 신설…10만명 모셔 온다(종합)

법무부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우수 인재 선제적 확보
국내 체류 외국인 300만 시대 대비, 선별적 관리로 사회통합 추진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분야 고급인재 유치 지원을 위해 '톱티어(Top-Tier)' 비자가 신설다고 밝혔다. 또 우수 유학생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구직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취업 허용 범위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주력 산업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전문·기능 인력을 5년 이내에 10만 명 이상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24.9.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김기성 기자 = 인공지능(AI)과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분야 고급인재 유치 지원을 위해 '톱티어(Top-Tier·최상급)' 비자가 신설된다. 또 우수 유학생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구직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취업 허용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잠재력이 높은 주요 경제협력국 청년에게 국내 취업·문화 체험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 드림 비자(Youth's Dream in Korea Visa)'도 도입된다.

'우수인재 비자' 신설…글로벌 최상위권 인재·한국전 참전국 청년에 부여

법무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주력 산업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전문·기능 인력을 5년 이내에 10만 명 이상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안은 매년 필요한 적정 비자 규모를 사전에 공표해 국민의 일자리 침해 우려를 해소하고 무분별한 외국인 유입에 따른 갈등을 예방하고자 마련됐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24년 기준 약 261만 명(총인구의 약 5%)으로 향후 5년 내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장기체류자는 196만 명에 달해 사회통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톱티어' 비자를 신설한다. 인공지능‧로봇‧양자기술‧우주항공 등 첨단분야 고급인재와 동반가족에게 출입국·체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대상은 글로벌 최상위권 대학 이공계 학사 학위 이상 취득자 또는 주요 대학·기업·연구소 재직, 세계 수준의 원천기술 보유자 등이다.

아울러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간을 확대하고, '청년 드림 비자'를 신설해 한국전 UN 참전국, 주요 경제협력국 청년에게 취업과 문화체험 기회를 부여한다.

정부는 추후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두 비자 신설에 따른 우수인재 유입 규모를 추산할 예정이다.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영국은 인도의 청년 등을 대상으로 8만 명 정도를 선발하고 있다"며 "우리도 대상 국가 선별과 규모를 설정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민자 수요자인 경제계가 제안한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한 '민관합동심의기구'가 신설된다. 이를 통해 인력 부족뿐 아니라 외국인력 사회 통합 촉진 방안, 국민 일자리와 근로조건 보호를 위한 방안도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인구감소에 직면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발전전략에 맞게 외국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지역 맞춤형 이민정책을 추진한다. 지자체의 사회통합정책 투자 수준, 중장기 지역 발전 전략, 국가 파급력 등을 고려한 '광역형 비자'를 구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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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2세대·재외동포 비자 혜택 확대…'사회통합기금' 신설

이민 2세대 등 외국인 청소년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취업비자로 전환할 기회를 허용하고 국내에서 가족과 거주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 더불어 학업·취업, 자립·정착을 돕는 방안을 모색한다.

장기체류 예정 외국인에게 입국 전 사회통합교육을 제공해 조기 교육을 지원하고, 입국 후 체류 유형별 교육 수요에 맞춰 맞춤형 사회 통합 교육을 강화한다.

법무부는 그간 동포 대상 비자와 체류 허가 요건이 국적별로 달라 차별 논란이 불거진 점을 고려, 재외동포(F-4)와 방문취업(H-2)으로 이원화된 비자를 F-4 비자로 통합하고 취업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불법체류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 비자 발급 수가 정체돼 부작용이 적다는 판단이다.

배 본부장은 "두 비자 발급은 5년 전부터 65만 명 선에서 계속 정체되어 있어 급격하게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구분하는 것보다 동포로서 비자를 통합해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에 정착했거나 체류 중인 동포 지원을 위한 동포체류지원센터를 확대하고 법제화를 추진한다. 비영리단체로 운영 중인 센터는 올해 기준 16개로 우크라이나 고려인 등 정착 기반 취약자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에 대한 재정투입 체계 지속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통합기금' 신설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무료로 제공해 온 사회통합프로그램 수강료 일부를 유료화한다.

정부는 나아가 무분별한 외국인력 도입으로 인한 국민 일자리 침해와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올해 시범 운영 중인 '비자 발급 규모 사전 공표제' 고도화를 추진한다.

취업비자 관련 정량·정성 분석과 업종·직종별 수급불균형 및 이민정책적 영향 분석, 자문 결과를 종합 고려하여 다음 연도의 도입 분야와 규모 설정하는 방식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법무부는 이같은 '신 출입국·이민정책 추진 방안''을 통해 △전문·기능인력 5년 내 10만 명 이상 확보 △지역사회와 경제 활력 제고 △사회통합 강화를 통한 사회적 갈등 최소화를 꾀할 방침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민정책은 해외인재 확보 측면과 아울러 경제, 문화, 사회통합,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분야"라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외국인을 유치하고, 이민자들이 공동체 일원으로 자립하여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최근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이탈하는 등으로 불거진 불법체류자 관리 방안도 이달 말 발표한다. 현재 국내 불법체류자는 41만 명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43만 명을 단속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합동단속을 지속하고 자진 출국을 유도할 방안을 마련해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