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동아에스티 "약가 인하 처분 취소해달라" 소송…1심 패소

법원 "리베이트 관행 근절해야…제재 필요성 크다" 원고패소
동아에스티, 2016년 44억 리베이트 제공 유죄판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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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리베이트 제공 유죄 판결로 의약품 가격 인하 제재 처분을 받은 동아에스티가 이를 취소해달라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동아에스티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약제 상한금액 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의약품 시장은 의약품의 기능과 효능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인 환자보다 의료인 등이 더 잘 알고 있고, 환자는 의약품에 대한 선택권을 사실상 행사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따라서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지 못하면, 의약품의 선택이 리베이트 제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우려가 있고, 그 비용은 의약품 가격에 전가되어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줌으로써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는 약 5년간 수백여곳의 요양기관에 조직적·계획적으로 합계 60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으므로, 이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며 "반면 약가의 인하율은 그 거품의 규모와 무관하게 최대 20%로 정해지고, 이 사건 각 약제에 적용된 평균 인하율은 9.63%이므로, 원고의 책임과 비교할 때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가 특정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제공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경우, 리베이트는 포괄적으로 그 회사가 취급하는 모든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제공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보건복지부가 리베이트 제공 당시 품목허가를 받기 전이었던 약제를 포함해 상한금액 조정 대상 약제를 선정한 것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동아에스티와 소속 임직원들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 병의원 개설자 및 종사자들에게 약 44억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2016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동아에스티는 또 2013~2014년에 1억 2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2017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유죄판결을 확정받는 등 다수의 리베이트 관련 유죄 판결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판결에 따라 동아에스티의 약제 130개의 상한금액을 인하(인하율 평균 6.54%)하는 내용의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를 고시했다. 국민건강보험법 등은 '판매촉진을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등 유통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이 확인된 약제'의 상한 금액을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약가 인하율 산정 방법이 잘못됐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재처분 절차에 착수해 이번에는 동아에스티 약제 122개의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처분(인하율 평균 9.63%)을 내렸다. 동아에스티는 이에 불복해 다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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