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출입기자단 저녁 초대…앞치마 두르고 계란말이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김치찌게 배식…2년 만에 약속 지켜
정진석 비서실장과 고기도 구워…기자회견 이어 언론과 소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나연준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당선인 시절 언론에 했던 김치찌개 식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치마를 입고 직접 요리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 행사를 열었다.

지난 9일 취임 2주년 계기 기자회견을 연 뒤 이어진 대(對)언론 소통 행사로 개최된 이번 간담회는 '대통령의 저녁 초대'라는 제목이 붙었다.

잔디마당에는 대형 천막 아래 10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20여 개가 배치됐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기자 20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가 시작되자 청사에서 나와 잔디마당으로 온 뒤 모두발언을 하고 곧바로 요리를 시작했다.

흰색 앞치마를 두르고 양팔에 흰 토시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같은 복장을 한 정진석 비서실장과 함께 행사장 한 편에 마련된 야외 캠핑용 화로에서 고기를 구웠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수서비서관들과 국가안보실 1~3차장도 모두 요리 복장을 차려입고 행사장 곳곳에서 고기 굽기에 나섰다.

이날 용산 참모들은 모두 '노 타이' 차림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요리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김치찌개를 배식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 대통령은 또 출입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장기인 계란말이를 직접 만들었다.

김치찌개는 직접 대량으로 만들기 어려워 윤 대통령이 평소 직접 사용하는 조리법대로 만들어서 준비됐다. 윤 대통령은 출입기자들에게 일일이 김치찌개를 배식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만찬에는 한우와 오겹살, 김밥, 소시지, 전복, 소불고기 등이 나왔으며 참모들이 직접 구운 고기를 기자들에게 배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9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에게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주며 요리 실력을 뽐내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기회가 될 경우 관저에서 참모들에게 직접 요리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대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22년 3월에는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용산 대통령실에 입주한 이후 출입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로 윤 대통령이 2년 2개월 만에 약속을 지킨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테이블을 하나씩 돌며 기자들과 인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곧 결혼을 앞둔 한 기자에게는 "예전부터 나랑 근무한 사람들은 결혼을 잘한다"며 주변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리게 했고, 언론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달라는 요청에는 "자주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다음에는 영빈관에서 한번 해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비판받고 공격도 받을 때가 있지만 결국 언론 때문에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지금 온 것"이라며 "여러분들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