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출입기자단 저녁 초대…앞치마 두르고 계란말이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김치찌게 배식…2년 만에 약속 지켜
정진석 비서실장과 고기도 구워…기자회견 이어 언론과 소통
- 정지형 기자, 나연준 기자,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나연준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당선인 시절 언론에 했던 김치찌개 식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치마를 입고 직접 요리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 행사를 열었다.
지난 9일 취임 2주년 계기 기자회견을 연 뒤 이어진 대(對)언론 소통 행사로 개최된 이번 간담회는 '대통령의 저녁 초대'라는 제목이 붙었다.
잔디마당에는 대형 천막 아래 10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20여 개가 배치됐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기자 20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가 시작되자 청사에서 나와 잔디마당으로 온 뒤 모두발언을 하고 곧바로 요리를 시작했다.
흰색 앞치마를 두르고 양팔에 흰 토시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같은 복장을 한 정진석 비서실장과 함께 행사장 한 편에 마련된 야외 캠핑용 화로에서 고기를 구웠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해 수서비서관들과 국가안보실 1~3차장도 모두 요리 복장을 차려입고 행사장 곳곳에서 고기 굽기에 나섰다.
이날 용산 참모들은 모두 '노 타이' 차림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요리를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출입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장기인 계란말이를 직접 만들었다.
김치찌개는 직접 대량으로 만들기 어려워 윤 대통령이 평소 직접 사용하는 조리법대로 만들어서 준비됐다. 윤 대통령은 출입기자들에게 일일이 김치찌개를 배식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만찬에는 한우와 오겹살, 김밥, 소시지, 전복, 소불고기 등이 나왔으며 참모들이 직접 구운 고기를 기자들에게 배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9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에게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주며 요리 실력을 뽐내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기회가 될 경우 관저에서 참모들에게 직접 요리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대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22년 3월에는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용산 대통령실에 입주한 이후 출입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로 윤 대통령이 2년 2개월 만에 약속을 지킨 셈이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테이블을 하나씩 돌며 기자들과 인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곧 결혼을 앞둔 한 기자에게는 "예전부터 나랑 근무한 사람들은 결혼을 잘한다"며 주변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리게 했고, 언론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달라는 요청에는 "자주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다음에는 영빈관에서 한번 해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비판받고 공격도 받을 때가 있지만 결국 언론 때문에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지금 온 것"이라며 "여러분들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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