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찰위성 3호기 발사 성공…군집위성으로 北 촘촘하게 감시(종합2보)

스페이스X '팰컨9' 이용…정상궤도 오른 데 이어 교신 성공
2호기와 같은 SAR 위성…1호기 EO/IR 위성과 상호보완

군 정찰위성 3호기 발사 사진.(국방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의 세 번째 군사정찰위성이 21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지상과의 교신까지 성공했다. 우리 군은 정찰위성 군집 운용을 통해 북한 지도부 등 표적의 움직임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21일 "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 군 정찰위성 3호기와 지상국간 교신이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군 정찰위성 3호기는 이날 오후 8시 34분(현지시간 오전 3시 34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미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3호기는 발사 51분 후인 오후 9시 24분쯤 발사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돼 목표궤도에 정상 진입했고, 발사 후 약 2시간 56분 뒤에는 지상국과의 교신에도 성공해 위성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다.

3호기는 앞으로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위성의 성능을 확인하는 우주궤도시험을 수행하고, 군 주관으로 진행하는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본격적으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내 및 해외 지상국과 연계한 교신도 계속 이뤄진다.

3호기는 지난달 말 국내에서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로 운송됐으며, 위성체 점검과 발사체 조립에 이어 이달 19일 최종 리허설까지 마쳤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군 정찰위성 3호기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은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을 추가 확보했다"라며 "한국형 3축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전력의 킬체인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 정찰위성 3호기 발사 사진.(국방부 제공)

3호기 발사 성공은 1·2호기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군집 운용'을 의미한다. 군집위성 운용은 여러 개의 위성이 서로 협력 운영해 특정 지역 관측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특정 위성 고장 등 이상 상황이 발생해도 나머지 위성들이 이를 보완할 수 있어 임무 가용도와 유연성이 높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집 운용을 통해 지구를 하루 수십 차례 공전해 표적의 움직임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하루 기준 영상 획득 기회 증가와 다각도 관측으로 우리 군은 더욱 정밀한 상황 인지 능력을 갖추게 된다.

3호기는 지난 4월 8일 발사한 2호기와 같은 SAR 위성으로 주·야간과 기상 악화 시에도 전천후 고해상도 영상 촬영과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2일 발사된 1호기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이다. SAR 위성 영상은 픽셀 하나씩 점으로 전송돼 그 자체로는 구분이 어려우며, 사람이 육안으로 해석할 수 있는 EO 영상 등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된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3호기는 2호기와 같이 주야 및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천후 초고해상도 영상 확보가 가능하다"라며 "우리 군은 1·2호기와 함께 감시정찰위성의 군집운용 능력을 우리나라 최초로 확보해 북한의 도발징후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식별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425 사업에 따라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IR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1톤급)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1호기는 지난 8월 전력화됐고, 2호기는 현재 운용시험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군은 내년 2월엔 4호기, 5월엔 5호기를 발사하는 계획을 스페이스X 측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의 세 번째 군사정찰위성이 2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솟구치고 있다. (스페이스X 영상 캡쳐) 2024.12.21/뉴스1

425 사업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위성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425 사업 이후에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활용한 소형·초소형 정찰위성 50~60기도 발사될 예정이다. 이들 위성이 2020년대 후반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30분 단위로 북한 등 한반도 지역을 정찰할 수 있게 된다.

발사관리단장으로 3호기 발사 현장에서 직접 참관한 석종건 방사청장은 "3호기에 이어 내년까지 군 정찰위성 후속호기를 전력화하고, 초소형 위성까지 발사하게 되면 우리 군은 독자적인 첨단 우주전력 구축을 통한 국방우주강군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 청장은 이어 "앞으로도 적시적이고 단계적인 우주전력 증강을 통해 우주작전 수행능력 고도화와 국방 우주력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의 임박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노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2024년에 군사정찰위성 3개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5월 27일 첫 정찰위성 때 초기 단계 폭발로 실패했다.

국방정보본부는 "이후 원인파악 및 결함해소 등 보완작업을 지속하며 재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발사 시기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올해 내 군사정찰위성 3개를 모두 발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설명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