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고개 숙인 권영세, 권성동과 다른 이유

새해 첫날 권영세·권성동 '국정안정' 외쳐…최상목 헌재관 임명엔 온도차
'친윤' 비판 피하고 조기대선 염두 분석…여야 강대강 대치로 한계 시선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2025년 을사년(乙巳年) 첫 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동료 의원들과 함께 참배를 하고 있다. 2025.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외연확장과 지지층 결집을 위한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지도부란 비판을 피하고, 조기 대선을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새해 첫날인 1일 나란히 '국정 안정'을 강조하면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온도차는 전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재가한 것을 두고 감지됐다.

권 비대위원장은 "책임과 평가를 피하지 못하고 언젠간 따를 것"이라고 최 권한대행을 비판하면서도, 이에 반발해 이날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참모진들을 향해선 "국정안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결정하고 행동해 줬으면 하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국정 안정'에 방점을 뒀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전날 재가를 "국무회의에서 충분히 논의 후 결정했으면 헌법원칙에 부합할 텐데 과정을 생략하고 본인 의사를 발표한 것은 독단적 결정 아니었나 이렇게 보이고 거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의 '외연 확장' 역할은 임명부터 감지됐다. 그는 지난 30일 취임사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선 한동훈 지도부 체제에서 윤 대통령과 날을 세운 것에 비하면 약한 수준이지만, 비상계엄 사과란 첫 메시지를 통해 국민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비대위원 인선에서도 탄핵에 찬성한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을 비롯해 재선 조정훈 의원(서울 마포갑), 김용태 의원(경기 포천·가평) 등 수도권 의원을 배치하며 '영남당' 이미지 를 탈색하려 노력했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하며 야권에 날을 세웠다.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도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냈고,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요구하면서 여권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했다.

투트랙 전략은 친윤 지도부란 평가를 불식하고 지지층 결집과 함께 외연확대를 동시에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권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 친윤 인사로 평가된다. 권 원내대표는 친윤 핵심 4인방 중 한 명이다. 앞서 여권에서는 두 사람을 두고 '친윤 지도부'란 우려가 이어졌다.

여야 대치가 극심한 상황에서 강온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야권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특검법 등에 대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은 여권 입장에선 이에 강하게 맞붙을 수밖에 없다.

권 비대위원장이 협치와 국정안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여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이는 외연확장에 한계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