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충돌·파행'…국회 국토·법사·과방위 여야 난타전(종합)

국토위, 공개 자료 두고 충돌…"공개 쇼"vs"이재명 지시"
법사위, 한동훈-박범계 고성…과방위, 야당 불참 '파행'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자료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2023.7.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여야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정면충돌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양평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사업 백지화 선언의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선 현직 장관과 국회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를 두고 여야 대치 끝에 파행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 논란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가졌다.

양측은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에 '허무맹랑 정치모략 국책사업 골병든다'는 피켓을 붙였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조사'란 피켓으로 맞섰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지난 23일 양평고속도로 사업 관련 자료가 담긴 온라인 사이트를 연 것에 대해 "국토부의 자료 공개는 대국민 거짓말 자료 공개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정치적 공세를 하면 상임위 방향이 과학적·객관적·이성적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야당의 사과 요구에 원 장관이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거짓 선동으로 몰고 온 민주당 전·현직 대표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야당 의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에도 "(민주당은) 이성과 상식으로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정치적 목적, 거짓 선동으로 그동안 여러 번 재미를 봤다"며 "이해찬·이재명의 지시에 의해 작동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왜 이재명이 들어가는가', '제1야당 대표가 친구인가'라고 고성으로 항의했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이해찬 대표 지시는)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며 김민기 국토위원장에게 "그런 부분은 따끔하게 지적해달라"고 요청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2023.7.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검찰의 특수활동비, 양평 고속도로 의혹, 윤석열 대통령 장모의 구속, 4대강 감사원 감사,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 재판 등 여러 현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상황도 있었다. 박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장모의 구속 판결에 대해 묻자 한 장관은 "민주당처럼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재판 내내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무겁게 법무부 장관답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도 모자란데 의원 질의에 이죽거리고 이화영 건을 들면서 말장난 비슷하게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검찰이 특활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지침 공개에 관해선 지난 정부 아래서도 옆에 있는 박범계 장관을 포함해 거부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모든 부처 장관은 문재인 합창단인가"라고 비판했다.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에 대한 공방도 있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2조원 짜리 국책사업을 장관이 아무 절차 없이 백지화 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가. 국정농단"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문제가 된 땅은) 수변구역이라 용도변경이 안 되는 한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하다"라며 "특혜를 줬다는 주장은 조금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의혹을 겨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 이 전 부지사를 찾아가 당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4대강 감사 결과와 관련해 "산업부가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때 월성원전 조기폐쇄를 위해 경제성 평가를 조작한 것과 상황이 똑같다"고 주장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야당 측 좌석이 비어있다 2023.7.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를 두고 여야가 대치했다. 국민의힘은 설립 논의를 미룰 수 없다며 회의를 단독 개의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회의에 전원 불참하고,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하며 맞받았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불참 속에 소관 기관에 대해 '반쪽'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우주항공청이 늦어져 무한경쟁 시대에 한국이 뒤쳐지면 그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이 져야 한다"며 "과방위에서 실기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민주당 위원들의 조건 없는 과방위 복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위원장은 애초에 상임위 정상화나 우주개발전담기구에는 1도 관심이 없고 그가 진심인 것은 오로지 용산을 향한 충성 경쟁과 보여주기식 쇼 뿐"이라며 "장 위원장에게 맡겨뒀다간 우주개발전담기구 설립 논의가 끝없이 표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