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관광 중단 이유는 인플루언서?…"통제 방안 마련 후 관광 재개"
5년 만에 재개한 외국인 관광 3주 만에 돌연 중단
사진 및 영상 촬영 단속할 수도
- 임여익 기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갈마해안관광지구 전경.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3n.news1.kr/system/photos/2024/12/31/7062299/high.jpg)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5년 만에 재개한 외국인 관광을 돌연 중단했던 원인이 해외의 '여행 인플루언서' 때문이라는 분석이 14일 제기된다. 유튜브 등 인플루언서들의 플랫폼을 통해 북한이 원치 않았던 모습이나 세간의 평가가 예상 밖으로 빠르게 퍼진 것이 관광 중단의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말 나선 경제특구에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서방 관광객을 차단한 후 처음으로 외국인 단체 관광을 재개했다. 그런데 최근 북한 전문 여행사들을 통해 북한이 관광 재개 3주 만에 이를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은 여행사들에도 구체적인 이유를 통보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관광객들이 러시아에 대한 파병 등 민감한 사안을 질문하거나, 북한의 낙후한 모습이나 체제의 특성을 부정적 관점으로 전한 것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코로나19 시기 급증한 '여행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간과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들이 빠른 시간에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됐고, '새로운 여행지'를 적극 찾아 나선다는 것을 북한 당국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5년 전에는 여행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요즈음과 같진 않았다. 북한 여행의 후기도 '블로그'나 일부 언론을 통해 제한적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급증한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북한 관광 재개 후 빠르게 유입됐고, 이들을 통해 북한의 적나라한 실상이 빠르게 퍼진 것에 북한 당국이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7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해외의 유튜브 채널에 북한 관광 후기가 속속 올라오는 것이 확인됐다. 약 73만 명이 구독하는 폴란드 유튜버 '오이보이텍'(ojwojtek)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간 북한 나선시를 방문한 영상을 계정에 올리고 있다.
16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타밀 트레커'(Tamil Trekker)도 지난 12일 북한 관광 후기를 자신의 계정에 영상으로 올렸다.
이들은 나선시가 오래된 경제특구임에도 불구하고 오가는 자동차나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여행 프로그램도 사슴 먹이 주기, 청학샘물공장 방문 등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가이드를 맡은 여성이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다거나, 주민들이 외국인을 경계하는 모습도 수시로 보였다고 한다.
다만 북한은 관광을 완전 중단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오는 6월 개장하는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조선관광' 홈페이지에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고,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역시 "동해안의 이름난 명승지 명사십리에 들어선 많은 호텔과 해수욕 시설들, 체육 오락 시설들은 하나의 명화폭을 연상케 한다"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매체의 이러한 보도는 북한이 나선 관광에서 발생한 '문제점'의 개선 방안을 마련해 다시 관광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한은 4월 6일로 예정된 평양국제마라톤 대회 참가자 접수도 진행 중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관광을 전면 재개했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을 평가하고 분석 중일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4월 평양마라톤이나 6월 갈마해안관광지구 개장을 진정한 관광 재개 시점으로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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