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영종하늘도시, 수분양자 입주거부 장기화…입주율 25% 유령도시 전락

김정헌 의원 “입주율 저조는 당연한 결과…정부 규제 풀고 LH 투자유치 방안 마련해야”

</figure>20일 오전 인천 중구 중산동 영종하늘도시의 모습은 ‘유령도시’를 연상시키듯 안개가 자욱하다. 고층 아파트만 덩그러니 지어져 있을 뿐 단지 내 병원, 약국, 상가는 찾아볼 수 없다.2013.1.20/뉴스1 © News1 신창원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 수분양자들의 입주거부가 장기화 되면서 준공 승인된 아파트 7849세대 중 75%가 입주조차 하지 않는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특히 대형평수 위주인 한라건설 비발디의 경우, 한자리수(7%) 입주율을 보이고 있어 이곳 수분양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도시 이름 그대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내 계획된 7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준공 승인난 6개단지 7849세대 가운데 2015세대(25%)만 입주를 마쳤다.

지난해 8월 가장 먼저 준공 승인된 동보노빌리티는 585세대 가운데 152세대(25%)만 입주했으며 1304세대를 분양한 한양주지인은 492(37%)세대가 입주했다.

1287세대를 분양한 우미린(A30BL)은 508(39%)세대, 1680세대를 분양한 우미린(A38BL)은 589(35%)세대가 입주 완료해 그나마 40%대의 입주율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628세대 중 259(15%)세대가 입주했으며 한라건설 비발디는 1365세대 중 105세대만 입주해 7%라는 최악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아직 준공하지 못한 신명스카이뷰(1002세대)를 제외한 6개 아파트가 최초 입주시점 이후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입주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이곳 수분양자들의 한숨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영종하늘도시는 당초 제3연륙교 건설을 비롯해 영종브로드웨이, 밀라노디자인시티 등 굵직한 개발 사업을 통해 발전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현재 제대로 진행된 사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제3연륙교 건설의 경우 건설교통부와 인천시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건설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구나 상가 등 주민편의 시설을 비롯해 기반시설 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상당수의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미루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시설 지원 등 각종 대책을 내 놓고 있지만 수분양자들은 ‘사기분양’이라며 정부와 LH,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LH와 인천시가 장밋빛 투자유치 사업을 내걸어 투자자를 현혹하고 아파트 분양률을 높였다”며 “아파트 분양 당시 무료로 다닐 수 있는 제3연륙교를 아파트 입주시기에 맞춰 개통한다고 홍보해 분양받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율 7%에 불과한 한라 비발디를 분양받은 김 모(43)씨는 “입주지정기간이 만료된 이후 입주하지 않자 입주대행업체로부터 연체료, 관리비 등에 대한 채권추심을 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며 “담당 변호사가 다음달 1일 있을 판결 선고일까지 실제 채권추심이나 가압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시설도 없는 허허벌판에 입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약을 되돌릴 수도 없는 답답한 심정”이라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A건설 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이것 저것 해달라는 입주자 요구사항은 빗발치지만 잔금은 제대로 안들어 오고 있다”며 “시행사, 시공사, 입주민 모두 영종하늘도시에서 이익을 본 사람이 없다. 서로 소송하고 이전투구 양상으로 가면 공멸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인천시의회 김정헌 의원은 “주민들이 제기한 재판 결과가 어떻든 간에 당초 핵심사업이었던 제3연륙교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입주율이 저조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하늘도시를 분양받은 주민들 대부분이 시내에 직장을 갖고 있는데 기본적인 통행권마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를 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통행료 지원 조례안이 시의회에 상정된 상태지만 영종브로드웨이, 밀라노시티 등 각종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불확실성만 커지고 주민들의 불안감만 가중 시키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LH가 하늘도시에 대한 투자유치를 위해 토지매매가를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등 각종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말뿐인 경제자유구역이 아니라 수도권정비법에 의한 규제를 풀고 각종 투자 사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영종하늘도시의 메리트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jjujul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