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도 실려 나갔다…공포의 김포골드라인, 하루 2.6명꼴 실신
출근시간 타보니…가방에 가슴 눌려 숨이 '턱' 골병라인
평일 52일 동안 응급환자 총 135명…월요일 최다 발생
- 강남주 기자, 이시명 기자
(인천=뉴스1) 강남주 이시명 기자 = "환자분 괜찮으세요. 이제 좀 정신이 드세요?"
지난 5일 오전 8시30분쯤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응급의료진이 대학생 A씨(21)에게 몸 상태를 물었다. A씨는 이날 서울에 있는 학교를 가기 위해 김포시 장기역에서 열차를 탄 뒤 호흡곤란을 일으켜 이 역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A씨는 "오늘따라 유독 사람들이 몰려 가슴 압박이 심했다"며 "자리에 앉고 싶어도 앉을 수도 없었고 사람들 사이에 껴 있다가 겨우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A씨는 30여분간 응급치료를 받고서야 학교로 향할 수 있었다.
같은 날 김포골드라인에 탑승한 기자 역시 A씨와 같은 고통을 느꼈다. 사우역에서 출발해 종점인 김포공항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0여분인데, 머릿속에는 오직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승객 통행에 방해가 될까봐 가방을 앞으로 맸는데, 흉기가 됐다. 매 역마다 늘어나는 승객으로 가방이 가슴을 짓눌렀고 숨이 '턱턱' 막혔다. 이 상태가 더 지속된다면 정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식은땀이 몸을 적셨다.
혼잡률이 최고 280%까지 달했던 김포골드라인의 출근시간대 모습이다.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승객들이 많아 '지옥철', '김포골병라인'이라고 불린다.
6일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 9월4일부터 11월24일까지 평일 출근시간 김포골드라인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는 총 135명에 달했다. 이 기간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뺀 평일이 52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 약 2.6명의 응급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월별로는 9월 51명, 10월 49명, 11월에는 넷째 주까지 35명이 응급조치를 받았다. 응급환자는 월요일이 59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요일 23명, 수요일 20명, 목요일 19명, 금요일 14명 등으로 주말에 가까울수록 줄었다.
김포시는 그동안 출근시간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출근급행버스 증회하고 수요응답형버스(DRT)인 '똑버스'와 서울동행버스를 투입하는 등 여러 대책을 시행했다. 이에 혼잡률은 최고 280%에서 226%로 다소 줄었지만 승객들의 피부에는 와 닿지 않는 듯하다.
80대 승객 B씨는 "사람들이 줄긴 했다고 하는데 여전히 노약자석에 앉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이 열차만 타고 나면 허리가 더 아파오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포시는 현재 23편성, 46량으로 운행되는 김포골드라인의 열차를 내년 6월부터 순차적으로 총 29편성 58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약 5분인 배차간격이 약 2분30초까지 줄어들고 혼잡률은 20~30% 낮출 수 있다고 본다.
김포시 관계자는 "질서유지사업을 통해 승강장 대기인원을 통제하는 등 김포골드라인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inam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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