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피 흘려 희생한 독립운동가 폄훼한 적 없어"

"'뉴라이트' 처음 들은 개념…극단대립 멈추고 미래 보고 나가야"
"광복회원들 언제든 만날 용의…독립기념관 환경개선 노력할 것"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8일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뉴라이트 역사관 등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2024.8.8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한 김형석 신임 관장이 그동안 불거진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김형석 관장은 자신이 저술한 '끝나야 할 역사전쟁'을 제시하며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아 생긴 오해다. 임명 후 수많은 기사가 쏟아졌지만 제게 직접 확인한 기자는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관장은 뉴라이트 학자로 분류된 데 대해 "뉴라이트 개념이 뭔지 잘 모르겠다. 과거 학생운동권에서 활동하다 보수적인 입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나 역사학계에서는 일제 식민지배에 동조하는 입장을 펼친 학자를 일컫는 것 같다"면서 "나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이번에 광복회장으로부터 평생 처음 들어 봤다"고 말했다.

면접 당시 "일제 시대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적은 일본이다"라고 답변한 데 대해서도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때 왜 일장기를 달고 뛰었겠느냐. 일본 국적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우리가 나라를 빼앗겨서 일본 국적이 되지 않았나. 그 국적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답변한 것으로 당시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을 토대로 "대한민국 건국 문제는 크게 민족주의적 사관과 국가주의적 입장이 있고, 이를 토대로 건국 시점을 1919년, 1948년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열과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1919년 3·1운동으로 말미암아 독립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하게 됐고,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시작이 됐다. 그때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됐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주권을 되찾지 못하고 3년간의 군정기가 있어 1948년 8월 15일 날 비로소 국민과 영토와 주권을 완전히 되찾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대한민국의 건국은 1919년부터 시작해서 1948년 8월에 완성이 됐다고 주장한다. 그 이전에 피 흘려서 희생했던 독립운동가들이 활동을 폄훼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역사 문제로 더 이상 극단적인 대립을 하지 않고, 한마음으로 하나가 돼서 미래를 보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범도 장군 동상 이전에 대해서는 "홍 장군은 우리 독립운동사에 가장 위대한 독립운동가 중에 한 분"이라며 "역사학자 입장에서 볼 때는 홍 장군이 어디에 계시는 것이 더 좋겠느냐라고 한다면 사관생도들이 교육받는 장소보다는 무장 항일운동에 큰 기여를 하셨던 여러분들을 함께 모신 독립기념관이 더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독립기념관이 결정할 수 있는 부서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분들 전부를 분석하거나 연구해 볼 기회는 없었지만 몇 분의 사례를 보면 팩트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유족 등의 입장이 있다면 철저하게 재검증을 해서 사실 여부를 밝혀주는 것이 학계나 정부에서 해야 될 입장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이날 광복회원들의 취임식 참석 거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광복회원들이 원하시면 언제든지 만나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퇴 촉구 목소리에 대해서는 "나한테 직접 사퇴를 요구한 사람도 없다.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2027년 8월 7일까지 성심껏 근무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제가 사퇴할 이유도 없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관장은 "솔직히 30년 만에 독립기념관에 왔는데 시설이 이렇게 낙후돼 있는지 깜짝 놀랐다"며 "임기 중에 최우선적으로 40주년 기념도서관을 만드는 등 좋은 연구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8일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뉴라이트 역사관 등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2024.8.8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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