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중소기업, M&A로 승계한다…중기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소기업 CEO 고령화로 제3자 기업승계 필요성 대두
중기부, M&A 지원체계 마련…모태펀드 활용 검토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고령화하는 중소기업의 활발한 기업승계를 위해 인수합병(M&A) 지원 체계를 갖춘 '기업승계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고령화 대비 안정적 기업승계 지원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중소기업이 직면한 경영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했다.
현재 은퇴를 준비해야 할 고령 CEO가 늘고 있지만 자녀가 기업승계를 거부하거나 승계할 친족이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족 승계 외에 M&A 등 다양한 승계 관련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업승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M&A형 기업승계 수요 예측,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경영승계 지원 제도 등을 다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 7월 실시한 기업승계 관련 설문조사 결과 60대 이상 중소기업 대표들의 임직원과 M&A를 통한 제3자 기업승계 선호 비중은 32.2%로 나타났다.
자녀 승계를 선호하는 대표 자녀의 20.5% 이상은 기업승계를 원치 않았으며 현재 후계자가 없는 기업 중 31%는 M&A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한국과 상황이 유사한 일본의 사례를 참조해 추정한 국내 M&A형 기업승계 수요는 약 21만 개로 가소고하하는 고령화 추이를 고려하면 M&A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후계자 부재 기업의 해결책으로 M&A를 통한 제3자 기업승계를 주목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 왔다. 그 결과 최근 M&A 성사 건수는 연간 3000여 건을 기록하고 있다.
중기부는 국내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제3자 기업승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하고 M&A형 기업승계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현장의 목소리와 주요국 사례를 검토해 종합적인 M&A 지원체계를 갖춘 '기업승계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내 현실에 맞는 기업승계지원센터 등 물적 인프라와 정책금융, 보조금, 특례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2025년 상반기까지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에 접점을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과 민간금융기관의 전문인력을 활용해 M&A형 기업승계 수요 발굴·매칭 시스템도 마련한다.
중소기업이 적합한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매수·매도 기업을 연결하고 자문, 중계, 인수금융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모태펀드를 활용한 M&A형 기업승계 지원 펀드 시범 조성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기업승계는 중소기업의 지속 성장, 안정적 고용 유지는 물론 우리 경제의 성장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라며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주요국의 대응 정책들을 제도화해 심화하는 고령화 문제가 경제적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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