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R&D 개편…혁신 기술 키우고 민간 역할 늘린다(종합)

민·관 자문단, 국가 전략기술 투자 확대 건의
중기부, 장·단기 과제 구분해 R&D 개편 속도

26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4.4.26/뉴스1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중소·벤처기업 R&D 전략이 혁신 강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향후 R&D 재원은 민간 투자·융자를 확대해 정부 의존도를 낮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서울 글래드 호텔에서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 공유 포럼'을 개최했다.

중기부는 올해 1월 민·관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R&D 라운드테이블(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단은 △전략기술·글로벌 R&D △R&D 구조 개편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 등 3개 분과로 나눠 운영됐다.

이들은 3개월간 회의를 진행해 12대 분야에서 총 30개 과제의 중소기업 R&D 개편 방안을 도출했다.

이 같은 R&D 개편 노력은 정부의 'R&D 효율화'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기부의 'R&D 성공률'은 2022년 기준 94.9%에 달하지만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화 성공률'은 53.5%에 불과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정부는 'R&D다운 R&D'를 이유로 전 부처 R&D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4조 원 이상 삭감한 25조9000억 원으로 편성한 바 있다. 이에 중기부의 올해 R&D 예산도 전년 대비 22.7% 감소한 1조4097억 원으로 책정됐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개선 방안 쏟아낸 자문단…미래기술 집중 지원 강조

이날 자문단 소속 3개 분과는 그동안 논의한 R&D 정책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1분과인 '전략기술·글로벌 R&D'는 고위험·고성과 프로젝트와 딥테크 및 스케일업팁스 등 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혁신 선도군에 속한 중소·벤처기업이 첨단 분야 글로벌 연구기관과 R&D를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글로벌 협력 R&D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현지실증 연계 △데이터 기반 전략적 인·아웃바운드 정책 △해외 거점을 활용한 글로벌 R&D 네트워킹 확대를 건의했다.

2분과인 'R&D 구조개편'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향후 성장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미래 지향적 R&D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R&D 지원 방식도 정부의 출연금 위주에서 민간의 투자·융자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R&D 예산의 일정 비율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KOSBIR 제도 활성화와 범부처 컨트롤 기능 강화를 제안했다.

3분과인 'AX'는 중소기업 AI 공급망과 인프라를 구축해 업종 및 대상별 AI 활용이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AI 접근성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4.4.26/뉴스1

◇혁신 강소기업 지원하고 민간 참여 대폭 확대

중기부는 3개 분과가 도출한 중소·벤처 R&D 개편 방안을 구조화해 미래전략 방향안을 발표했다.

중기부 자체 제도개선을 통해 내년 예산 과제는 단기 과제로, 정부·입법·부처 간 과제 등은 장기 과제로 분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산업 저변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현행 R&D 제도에서 혁신 선도 강소기업 지원 중심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등 전략 기술 분야에 신규 과제의 50%를 지원하고 연구 분야와 목표를 제시하는 하향식 방법을 채택한다. R&D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도 객관적 성과 달성 여부로 명확히 한다.

또 R&D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국내 협업도 외형 중심에서 내용 중심으로 평가한다.

R&D 재정 지원은 정부 출연금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민간 투자와 융자를 늘려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 장기적으로 현재 출연 중심의 재원에 △세제 △투자 △융자 △보조금 등을 추가한다.

아울러 과학기술자문회의에 중소기업 R&D 전담 회의체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 후 신설한다. 중소·벤처 R&D를 지원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역량도 강화한다.

오영주 장관은 "오늘 제시한 미래 전략 방향은 중기부 R&D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