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오명 벗어야죠…에어비앤비에 미신고 숙소 없앱니다"

[단독 인터뷰]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
"내년 10월2일까지 미신고 숙소는 퇴출…공유숙박 제도화 필수"

<뉴스1>과 인터뷰 중인 서가연 에어비앤비 한국 컨트리 매니저(에어비앤비 제공)

"불법이라는 오명을 제대로 벗기 위해 에어비앤비가 올해 10월 2일부터 영업신고증 미신고 숙소 퇴출 정책을 시행합니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strong>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에어비앤비 사무실에서 <뉴스1>과 가진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정부나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에 받아들여져 뿌리내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을 시작으로 정부와 지자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내수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왔지만, 여전히 '공유숙박'과 관련한 법 제도가 없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나마 최근 정부가 '공유숙박 제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합법'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 숙박업체와의 갈등과 숙박시설 안전 문제, 주택 공급 부족 현상 등 풀어야 할 과제들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지난해 말, 에어비앤비에 합류한 서가연 컨트리 매니저는 '미신고 숙소 퇴출'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공유숙박 제도화가 도입되기 전까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서 매니저는 "그간 한국 지사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으나, 내부적으로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우려로 추진에 난항을 겪어 왔다"며 "'법을 어긴 것이 아닌데 왜?'라는 입장의 본사 측을 설득하는 데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에어비앤비가 한국 시장에 진심이기에 넓게 그리고 길게 보기로 했다"며 "숙소는 불가피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한국 컨트리 매니저(에어비앤비 제공)

3000만 외래객 유치에 공유숙박 제도화는 필수

</strong>서가연 컨트리 매니저는 정부가 밝힌 '공유숙박제도화' 범위가 다소 축소되었다는 것에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연내 공유숙박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내국인 도시민박 제도화'를 뜻한다.

서 컨트리 매니저는 "제도화가 어느새 내국인을 허용하는 것으로 지협적 개념으로 정리돼 안타깝다"며 "내국인을 허용하는 것은 역차별을 철폐하는 것이니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보다도 시급한 것은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실거주 요건', '건축물 유형 제한' 등을 완화해 주는 것"이라며 "독채 숙소의 경우 호스트가 실거주해야 하며 아파트나 다가구 주택을 숙소로 내놓으려면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서가연 컨트리 매니저는 정부가 목표로 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이루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공유숙박 제도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3000만 명을 수용하려면 새로운 숙박시설을 지어야 하는데 호텔은 지을 때 리드 타임이 있고 위험 부담이 있다"며 "공유 숙박을 이용하면 그러한 부담을 덜어도 된다"고 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공유숙박을 합법화하기 위해 2017년에 과감하게 신(新)민박법을 만든다. 이는 2016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2403만 명을 돌파하면서 호텔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에어비앤비는 중요한 후원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 파리 시민들이 자택을 임대하도록 대대적으로 추진한 효과가 있었다.

서 컨트리 매니저는 "올림픽 기간 파리 호스트는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고 숙박일 수는 400% 증가했다"며 "호스트들은 2000유로를 더 벌어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한국 컨트리 매니저(에어비앤비 제공)

◇ 한강·한옥 캠페인 그야말로 '대박' 행진

지리산 산골짜기 오두막, 제주도 바닷가에 자리한 돌집 등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인도 잘 모르는 한국의 '히든 잼'(Hidden Gem, 숨겨진 보석)을 에어비앤비 통해서 찾기도 한다.

올해 5월, 한강대교 상부의 문을 연 '한강 다리 위 호텔'은 올해까지 만실 행렬이다. 기존 서울시가 운영하던 전망 카페인 '직녀 카페'를 '한강 스카이스위트'라는 이름의 호텔로 개보수해 예약받고 있다.

침실, 거실, 욕실, 간이 주방을 갖춘 호텔은 큰 통창을 통해 노들섬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전경을 즐길 수 있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2022년에 신설한 '한옥 카테고리' 인기 역시 뜨겁다.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에서 선보이는 전체 서비스 중 이용건 수 상위 10위권 내에 든다.

서 컨트리 매니저는 "깊은 곳까지 관광이 발전하려면 숙박이 중요한데 에어비앤비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방의 다변화와 가치 창출하고, 보석 같은 곳을 많이 찾아줄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웃사이더가 아닌 그 지역의 일원으로서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며 "이를 통해 인구소멸지역에선 이를 통한 새로운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충남 공주의 한옥 숙소 호스트이기도 한 서가연 컨트리 매니저는 내·외국인들과 소통하면서 에어비앤비의 일원인 게 새삼 자랑스럽다고.

그는 "뜬금없이 프랑스인이 연락이 와서 너의 한옥이 아름답다 일주일 지내고 싶다고 연락이 왔길래 어떻게 이런 작은 도시까지 알고 있냐고 했더니 '한옥' 카테고리를 봤다고 하더라"며 "단순히 '무령왕릉'을 보러 와서 작은 카페와 현지 맛집, 그리고 사람들에게 반했다는 후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 약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2002~2006)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 경영학 석사(MBA)(2011~2013)

△베인앤드컴퍼니 경영 컨설턴트(2007~2009)

△구글 코리아 마케팅 및 사업 운영 전반 담당(2016~2017)

△틴더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2017~2021)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2023.11~)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