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사장 "LG엔솔, 배터리 넘어 에너지순환…5년내 매출 두배"

LG엔솔 창사 첫 비전 공유회…'에너지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 목표 제시
EV의존도 줄이고 로봇·소프트웨어 사업 확장…LFP 등 중저가 비중 늘린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7일 "우리는 더 이상 배터리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2028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안정적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수익성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김동명 사장은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비전 공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전 공유회를 개최한 것은 2020년 출범 이래 처음이다. 각 사업부 경영진을 비롯해 300여명의 구성원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김동명 "배터리→에너지 순환 사업으로 확장…5년내 연 매출 2배"

LG에너지솔루션은 새 비전을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로 정하고, 사업 영역을 기존 배터리 제조업을 넘어 '에너지 순환'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주력인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이 크게 줄자, 사업 영역을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으로 확대해 위기를 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사업 구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진정한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담았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우리가 가진 코어 비즈니스(핵심 사업) 제품,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모든 사업의 기회를 포착해서 사업화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배터리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갖고 있는 배터리 진단·관리 기술(BMS)을 바탕으로 배터리 구독 경제의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2028년 연 매출을 2023년(33조7455억 원)의 두 배 이상(약 67조5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IRA 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에비타 수익성을 10% 중반대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전기차(Non-EV)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리튬인산철(LFP)·고전압 미드니켈(Mid-Ni)·46파이 시리즈 등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변화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에너지 생애주기 서비스(EaaS) 등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 확대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등 차세대 전지 기술 리더십 강화 등을 들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EV의존도 낮추고 선박·로봇 사업 다변화…'중저가 배터리' 비중 높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로드맵은 크게 네 갈래다.

먼저 Non-EV 사업을 적극 확대한다. 전기차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ESS 사업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기로 했다. 또 UAM, 선박, 로봇 등 신규 애플리케이션 사업에도 투입 역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둘째로 기존 전기차 사업에선 하이니켈 중심의 프리미엄 배터리를 넘어 LFP와 LMFP, 고전압 미드니켈 등 중저가형 제품 비중을 크게 높인다. 원통형 배터리는 46시리즈를 통해 전통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히고, 고객의 요구에 맞춘 새로운 폼팩터도 적극 고려해 나갈 예정이다.

셋째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영역 사업을 확대한다. 이미 업계의 선두로 자리 잡은 BMS는 물론, BaaS 생태계 구축을 통해 배터리 리스(Lease), 렌탈(Rental), 재활용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한다. 이와 더불어 EaaS 사업 비중을 높여 에너지의 안정화 및 에너지 순환에 기여하는 사업 모델을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전지 기술 리더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전고체 전지의 경우 리튬 음극을 뺀 무음극 제품 및 흑연계음극 제품을 생산해 시장을 선도하고, '바이폴라' 반고체 전지 및 황·소듐을 적용한 저가 고출력 제품, 리튬금속을 활용한 항공용 경량 제품도 양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사업부별 중장기 목표 공개…김동명 "업계 리더 위상 지켜낼 것"

자동차·소형·ESS 등 핵심 사업부별 중장기 시장 세부 전략도 발표됐다.

자동차전지사업부는 2026년까지 글로벌 생산시설 운영 효율화를 통해 전기차 캐즘 극복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2028년에는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형 제품, 건식전극 공정 활용 LFP 제품 등을 통해 소재, 공정, 제품의 차별적 우위를 공고히 하고, 2030년에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지역·고객별 맞춤형 대응 전략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형전지사업부는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 압도적 1위 구축을 목표로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46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양산하고, 전동공구·청소기·배터리 백업 장치(BBU) 등 고출력 제품 및 AI 데이터 서버 등 신규고객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 신기술·신공정 확보를 통한 원가 절감, 글로벌 주요 생산지 확대 전략을 통한 물류비 절감 계획도 담았다.

ESS전지사업부는 2028년 미국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해 시스템 통합(SI) 매출을 5배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단계별로는 2025년 미국 ESS 셀 생산 본격 양산을 필두로 북미 시장 선점에 나서고 고용량·장수명의 신제품 출시 및 SI 역량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론 차세대 혁신 제품 개발과 전력 거래 사업을 본격화해 고수익 사업을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사장은 "우리는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업계 리더로서 위상을 지켜낼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응원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간다면 우리의 기나긴 여정은 더 멋진 풍경과 미래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