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동박 사업 효율화…SK넥실리스 자회사 격상 "직접 챙긴다"

SK넥실리스-SKCFT홀딩스 역합병 진행…경영·사업역량 강화
재무건전성 동시 진행…전방산업 부진 속 내실 다지기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동박공장 전경.(SKC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SKC(011790)가 배터리 소재인 동박 사업을 맡고 있는 손자회사 SK넥실리스를 자회사로 품는다. 최근 적자가 누적하고 있는 사업의 지배 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꾀하는 전략이다.

전방 산업 시황 회복 기대치가 낮다는 점도 대규모 투자보단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선회한 배경이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C는 오는 10월 손자회사 SK넥실리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인 자회사 SKCFT홀딩스를 역합병한다고 공시했다.

SKC는 SKCFT홀딩스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SKCFT홀딩스는 지난 2019년 SK넥실리스(당시 KCFT)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SKCFT홀딩스는 SK넥실리스 지분 100%를 보유·지배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SKC의 손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존속하고 자회사인 SKCFT홀딩스가 소멸하는 역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합병 이후엔 지배 구조가 SKC→SKCFT홀딩스→SK넥실리스에서 SKC→SK넥실리스로 단순화된다.

이번 역합병 결정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이다. SKC는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 62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적자는 37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손실을 내놨다. 주요 고객사인 배터리사들이 전기차 성장 둔화를 이유로 재고 조절에 나서고 있어서다.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수 있는 미국 대선이란 변수로 작용했다.

SKC는 단기간에 시황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이달 인수금융 전액 상환을 목적으로 SKCFT홀딩스의 7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SKCFT홀딩스의 부채를 먼저 털어내고 SK넥실리스와 역합병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꾸준하게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노력도 이어갔다. 올해 초 반도체 소재사업 투자사 SK엔펄스는 파인세라믹스(Fine Ceramics) 사업을 3600억 원을 받고 정리했다. 또한 화학 소재인 폴리우레탄(PU) 원료 사업 투자사인 SK피유코어 지분 100%를 4103억 원에 매각했다. 대규모 투자보단 현금 확보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시황 회복 시기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계산이다.

증권업계는 SKC의 흑자전환을 내년으로 전망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C는 올해 4분기 영업손실을 끝으로 내년 1분기에 영업이익 71억 원의 흑자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전후 SK온의 북미 현대·기아차향 생산라인 구축에 따라 동박 구매 움직임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