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본 루마니아도 K-무기 솔깃…자주포·대공미사일·장갑차 거론

K9 수출 세부사항 논의…휴대용 유도무기 신궁도 도입 추진
루마니아, 러-우 전쟁에 군 현대화…장갑차·전차도 수출 가능성

23일(현지시각)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우리가 수출한 K9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2.24/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루마니아가 국내 무기체계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2의 폴란드'로 떠오르고 있다. 폴란드와 같이 수조원 규모의 일괄적인 무기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조되는 안보 위기에 대응해 군 현대화에 나서면서 납기가 빠르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K9 자주포를 비롯해 휴대용 대공 미사일 '신궁',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등 다양한 한국산 재래식 무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공식적으로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인 무기체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K9 자주포다. K9은 PzH2000(독일 KMW), T-155 프르트나(터키 MKEK)와 함께 루마니아의 신형 자주포 도입사업 입찰 적격후보로 선정됐다. 이미 유럽 내 폴란드, 에스토니아를 비롯해 세계 9개국에서 운용되며 자주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K9은 현재 계약 체결을 위해 세부사항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은 자주포 54문을 비롯해 탄약과 탄약 운반 및 적재용 특수차량, 기상관측 장비와 음향 탐지 시스템 등을 패키지로 도입하는 것으로 규모만 1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루마니아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Chiron)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휴대용 대공 미사일 구매 사업에 프랑스 MBDA만 입찰에 참여하자 이를 취소한 뒤 신궁 제조업체인 LIG넥스원(079550)과 다국적기업 탈레스(Thales UK)에 입찰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마니아는 신궁 54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9000만달러(약 1180억원) 규모라고 한다.

신궁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와 소형 헬기를 격추하기 적합한 무기체계로 주로 야전군 부대와 군사시설 대공방어 임무에 쓰인다. 최대 사거리는 7㎞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2월 루마니아의 국영 방산기업인 '롬암'(ROMARM)과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보병전투장갑차(IFV)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정식으로 사업이 공고되면 현지 생산 여부, 기존 수주 건에 따른 생산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찰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호주를 상대로 3조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129대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현대로템(064350)도 K2 전차를 루마니아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루마니아 정부가 다양한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은 앞서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배경과 유사하다. 루마니아는 북쪽 국경을 우크라이나와 맞대고 있고, 동쪽으로는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와 홍해를 사이에 두고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루마니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미만이었던 국방비를 2.5%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4~2033년 군비계획에는 △전투 시 필요한 탄약 획득 확대 및 점진적인 비축량 확대 △비대칭, 하이브리드 등 모든 유형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제·대응하기 위한 국방능력 강화 △현대적 군사기술 장비의 생산, 유지보수, 신규장비 개발 등을 할 수 있는 산업능력 확보 등이 담겼다.

또 △전차와 보병전투장갑차 등 전투 차량 △지상 포병시스템 △대전차 미사일 등 보호 시스템 △지상 방공체계 등 대대적인 군 현대화 전략을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주요 획득 규모는 약 399억 달러로 전망된다.

국내 무기체계는 준수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 빠른 납기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루마니아의 군 현대화 사업에 지속적인 참여와 수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