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사상 최고 속 한국은 -14%, 왜?…투자자 울린 '김프'

20% '김치 프리미엄' 빠지고 괴리율 1%대
"곧 국내도 국제 상승분 반영해 반등할 것"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 매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5.2.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 매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5.2.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국제 금값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금값은 되레 하락해 투자자들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20%넘게 붙었던 '김치 프리미엄'이 빠지고 괴리율이 1%대로 축소되면서 국내 금값이 역행한 까닭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에서 1KG 금현물(24K·순도 99.99%) 1g은 13만 9510원에 거래됐다. 이는 최고가였던 지난달 14일(16만 3530원) 대비 2만 4020원(14.68%)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금값은 13만 6130원에서 13만 7310원으로 0.86%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13일(현지 시각) 금 현물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기준 온스당 2979.76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과 국내 금값이 엇갈린 이유는 ‘김치 프리미엄’ 때문이다. 국내 금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달 14일, 국제 금값과의 괴리율은 20.13%에 달했다. 하지만 전날 기준 괴리율이 1.60%까지 줄어들면서 국내 금값이 국제 금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양상을 보였다.

보통 1% 미만이었던 괴리율이 지난달 급격히 벌어진 것은 금값 급등에 따른 ‘포모’(FOMO·나만 소외될까 봐 느끼는 두려움)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국내 금 현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원화 가치가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때 ‘김치 프리미엄’이 잔뜩 붙은 상태에서 금에 투자했던 이들은 현재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전날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14.59% 하락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20일 국내 금 시장과 국제 금 시장 간 괴리율이 높아 단기적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괴리율이 줄어든 만큼 이날 국내 금값도 국제 금값 상승분을 반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값에 ‘K-프리미엄’이 붙어 최근 국제 금값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간밤 국제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이날 정규장에서 국내 금값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한국거래소에서 1KG 금현물(24K·순도 99.99%) 1g은 전일 대비 2820원(2.02%) 오른 14만 2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