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구조대 출동"…외국인 '삼전·SK하닉' 7.2조 쓸었다[1Q 증시결산]④
1분기 삼성전자 4.97%·SK하이닉스 29.33% 상승
"AI 구현 위해 반도체 필수…겨울 끝났다"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외국인들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도체주(株)를 담기 시작했다. 올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식만 7조 2000억 원 넘게 사들였다.
반도체가 없으면 인공지능(AI) 시대도 올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만 하더라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됐다.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도 줄고, D램과 낸드(NAND) 가격 역시 반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주가가 당분간 더 상승할 것으로 봤다. '10만전자', '20만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7만 8500원에서 8만 2400원으로 4.97% 올랐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3.56%)을 앞선다.
이날 장 중 한때 8만 2500원까지 오르며 지난 2021년 8월 5일(8만 3300원)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5조 5025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각각 2조 4879억 원, 3조 1056억 원을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14만 1500원에서 18만 3000원으로 29.33%나 올랐다. 역대 최고가도 새로 썼다. 외국인이 1조 7555억 원을 사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 3083억 원, 5017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올 1분기 순매수한 코스피 주식(15조 7696억 원) 중 약 절반(7조 2580억 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셈이다.
외국인이 반도체주 폭풍 매수에 나선 것은 반도체 업황이 상승 사이클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냈지만, 이제 재고가 소진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특히 대세로 떠오른 AI 구현을 위해서는 반도체가 필수 부품이다. HBM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비메모리 업체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지난 28일 열린 '2024 ACE 반도체 간담회'에서 "반도체 산업은 챗 GPT 이후 AI 시대 도래에 따라 또 한 번 큰 도약기를 앞두고 있다"며 "반드시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20% 상승할 전망이다. 낸드 가격 역시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 2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5.6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조 47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HBM의 공급보다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는 "상승장에서는 추세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메모리 관련주 매매에 늦지 않았으니 우량 종목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9만 5000원에서 9만 7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21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상향했다. 씨티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1만 원까지 올렸다. JP모건도 삼성전자는 9만 5000원, SK하이닉스는 26만 원으로 목표가를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가는 미래에셋증권(006800) 10만 5000원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005940)·하나증권·키움증권(039490)·다올투자증권(030210)·메리츠증권·SK증권·DB금융투자 등이 10만 원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다올투자증권 23만 6000원, 신한투자증권·SK증권 22만 원. KB증권·NH투자증권·DS투자증권·상상인증권·BNK투자증권 21만 원 등이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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