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유재환, '지난' 유서 공개에 변제 약속까지 "4천원뿐…명수형 기억 남아"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작곡비 사기 논란이 불거진 방송인 겸 작곡가 유재환이 최근 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유재환은 10일 인스타그램에 "6월 10일 다시 살아나 버린 날, 한 치의 고민도 없이 퇴원해서 집 가까이 하루를 돌던 날 유서를 쓰고 예약하기를 지정 안 해서 5일 전의 세상을 등진 나를 설명할 방도가 없지만 지금이라고 읽어보시겠나? 피해자분들 제가 죽었다 깨나 보니 진심으로 변제하고 싶다, 한 분 한 분 카톡 전화 등등 드릴게요, 5일 동안 정말 열꿈 꾸다 왔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처세술 같은 것 안 한다, 이런 걸로 동정 이미지 추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 행동 여러분에게 약속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재환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최근 좋지 않은 생각을 했고 유서까지 작성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심경을 담은 장문의 글을 '유서'라면서 공개했다.
이 글에서 유재환은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련다,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도 받아봤고 나이 들어 대국민 분노도 받아보고 정말 무엇이든 다 받았던 그 경험 저에게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억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날 가장 사랑해 주던 명수 형 보성이 형 리피 형 은이 누나 신영 누나 윤형민 형 특히 윤도현 형님 그 외에도 방송하며 만났던 형과 누나들 동생들 모두 너무 기억에 남다"라면서 "보고 싶은 사람도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막상 가려 하니 뭐가 이렇게 보고 싶고 그립고 아련한지 눈물만 나지만 꾹 참고 가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유재환은 "어쩌다 제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을까? 제 언행이 문제였던 것 같다, 오랜 기간 수면제 섭취로 인해 판단 장애도 오고 인지능력 저하도 오고 참으로 말 못하게 못난 지난날이었다"라면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너무 미안하고 가진 돈이 4000원뿐이라 환불 못 해줘서 정말 미안하고 170여 명 되는 사람의 작곡을 혼자 하려니 이것부터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 가는 마당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그러나 음원이란걸 모두 가져보게 하는 것이 진심이었던걸 기억해 달라"라고 했다.
또 유재환은 전 연인을 언급하면서 "결국 떠난 그녀이지만 넌 그저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만든 예술 작품 중 가장 잘 만든 건 노래가 아닌 10년을 빚어 만든 너였다, 좋은 사람 만나고 행복해라"라고 했다.
그는 박보영과 작업한 곡이 있다면서 "친구에게 저작권료라도 선물하고 갈 것"이라며 "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다 고마웠고 다 죄송했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작곡가 겸 가수 유재환에 대한 폭로글'이라는 내용이 게시물이 올라왔고, 작곡비 사기 및 성희롱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유재환은 지난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든 게 저의 불찰"이라며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하여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여러분께 드린 실망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유재환은 작곡비 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변제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성추행 및 성희롱 의혹은 부인했다.
이하 유재환의 글 전문.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렵니다.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도 받아봤고 나이 들어 대국민 분노도 받아보고 정말 무엇이든 다 받았던 그 경험 저에겐 가장 잊지 못할 추억들일 겁니다.
기억 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날 가장 사랑해 주던 명수형, 보성이형, 리피형 은이누나 신영이누나 윤현민 형 특히 윤도현 형님 그 외에도 방송하며 만났던 형과 누나들 동생들 모두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막상 가려 하니 뭐가 이렇게 보고 싶고 그립고 아련한지 눈물만 나지만 꾹 참고 가려 합니다.
어쩌다 제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제 언행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수면제 섭취로 인해 판단 장애도 오고 인지능력 저하도 오고 참으로 말 못 하게 못난 지난날이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너무 미안하고 가진 돈이 4000원뿐이라 환불 못 해줘서 너무 미안하고 170여명 되는 사람의 작곡을 혼자 하려니 이것부터 말이 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가는 마당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러나 음원이란걸 모두 가져보게 하는 것이 진심이었던걸 기억해 주세요.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결국 떠난 그녀이지만 나 없이 살길 바라길래 잘 보내주었는데, 넌 그저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만든 예술작품 중 가장 잘 만든 건 노래가 아닌 10년을 빚어 만든 너였다. 그래 넌 참 예쁜아이였다 가장 가능성 많은 시기에 나를 만나 너무 잘 성장해 줘서 고맙다. 좋은 사람 만나고 행복해라
아 이토록 사람들과 이별 하는 게 고통스러울 줄 몰랐습니다. 정말 방송하며 만난 제작진 스태프 형과 누나들, 연예인 동료들 다들 너무 고마웠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높은 벽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나 뛰어넘었고 하나의 벽을 못 뛰어넘고 부딪혔는데, 그벽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더 이상 뛰어넘을 벽이 없어지고 황폐한 세상만이 남았네요. 그래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되네요.
지적이고 싶습니다. 갈 땐 가더라도 조금 더 좋은 글을 남기고 가고 싶습니다. 작사가로 데뷔하여 원래 직업인 프로듀서를 하며 살아왔지만 제가 남긴 작품 외에 제 친구 박보영 씨랑 만든 작품들이 40곡가량 됩니다 제 하드 털면 나오는데 그중에 멜론에 도토리-’여름밤과 함께였지‘이라고 있습니다. 그 노래 좀 치면 나와요. 내 친구에 내친구한테 저작권료라도 선물하고갈게요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야길 마치려니 아쉽기만 합니다. 더 행복한나날은 더 행복한나날은 없을듯하여 맘 굳게 먹고 이제 작별 인사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다 고마웠고 다 죄송했습니다. 말을 끝내려니 이제 곧 눈앞으로 죽음이 다가온 것 같아서 솔직히 두렵습니다. 가족에 대한 유서는 따로 전달하겠습니다 우리 엄마 폰 잘 못 보거든요. 우리 모두 약속해서 이 글은 어머니껜 안 들어가게 하자고요!! 자 좋습니다!!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제겐 멋진 세상이었습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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