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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100일-④] 경제는 거덜 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9-16 07:04 송고 | 2019-09-16 07:59 최종수정
편집자주 홍콩 시위대가 첫 시위를 벌인 날이 6월9일이다. 16일이면 홍콩 시위가 꼭 100일째를 맞는다. 홍콩 시위 100일을 맞아 시위 원인, 전개 과정, 향후 전망 등을 점검해 본다.


세계적 신평사인 피치 - 회사 홈피 갈무리
세계적 신평사인 피치 - 회사 홈피 갈무리

홍콩의 시위 장기화로 사실상 경제가 마비되자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 피치 홍콩 신용등급 강등 :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또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피치는 9월 6일 보도 자료를 통해 "몇 개월 간 지속된 갈등과 폭력이 일국양제를 시험하고 있다"며 등급 하향 이유를 밝혔다.

피치는 이어 중국에 대한 홍콩의 경제, 금융, 사회, 정치적 연계가 확대되는 것은 홍콩의 중국 통치 체제로의 편입을 시사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홍콩 중국보다 불과 한 등급 위 : 이는 홍콩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차이가 좁혀지는 것에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피치는 설명했다.
피치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제시하고 있으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A+는 AA보다 불과 한 등급 낮은 것으로 홍콩도 결국은 중국과 같은 신용등급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경고다.

피치는 또 현재 벌어지는 사태는 홍콩 통치 체제와 법치에 대한 국제적 인식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홍콩 기업 환경의 안정성에도 의문을 품게 한다고 강조했다.

◇ 홍콩 올해 성장률 ‘제로’ 전망 : 피치는 홍콩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로, 내년 GDP 성장률은 1.2%로 예상했다.

피치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강등함으로써 세계적 신평사인 S&P와 무디스도 홍콩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평사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홍콩의 경제는 이미 망가지고 있다. 홍콩의 반송환법 시위가 장기화함에 따라 경기 침체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

◇ 주식 시총 6000억 달러 증발 : 6월 이후 주식시장 시총이 6000억 달러(724조원) 증발하는가 하면 부동산 불패 신화를 쓰던 홍콩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는 등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홍콩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4조 달러 정도 된다. 그런데 시위가 본격화된 6월 9일 이후 홍콩증시 시가총액이 6000억 달러 증발했다. 

최근 3개월간 항셍지수 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최근 3개월간 항셍지수 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이뿐 아니라 기업들의 순익도 급감하고 있다. 홍콩 증시 분석가들은 항셍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영업 이익이 올해 약 19%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홍콩의 부동산 시장도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학과 교수들은 내년 홍콩의 월세가 2%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6월 조사에서 내년 홍콩의 월세가 3%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홍콩은 임대료가 높기로 악명 높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높은 도시인 뉴욕보다 더 높다. 도이치은행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홍콩의 아파트 월간 평균 임대료는 3685달러(444만7795원)다. 이는 뉴욕보다 27% 비싼 것이다.
    
◇ 관광객 40% 급감, 사스 이후 최대 : 홍콩의 시위가 장기화함에 따라 피크시즌임에도 8월 관광객이 전년대비 40% 급락했다. 이같은 하락률은 2003년 사스(SARS, 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 이래 최대다.

이에 따라 대형 호텔 종사자들이 대거 강제 무급 휴가를 떠나고 있다. 예년 같으면 8월 홍콩 시내의 고급 호텔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올해는 시위의 장기화로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고급 호텔들이 개점휴업 상태다.

홍콩의 경제가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홍콩의 시위를 방기하는 것은 중국이 사실상 홍콩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홍콩은 그동안 ‘동양의 진주’로 불리며 서방과 중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했다. 그런 홍콩의 붕괴는 중국에게도 손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에 대한 대비를 이미 마쳤다. 홍콩 대신 선전을 ‘동양의 진주’로 키운 것이다. 국내에서는 큰 주목을 못 받았지만 지난해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이 홍콩을 앞질렀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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