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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100일-③] 송환법 철회는 시위대 분열 전략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9-16 07:02 송고 | 2019-09-16 07:58 최종수정
편집자주 홍콩 시위대가 첫 시위를 벌인 날이 6월9일이다. 16일이면 홍콩 시위가 꼭 100일째를 맞는다. 홍콩 시위 100일을 맞아 시위 원인, 전개 과정, 향후 전망 등을 점검해 본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5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5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중국 공산당은 홍콩 사태와 관련,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대륙에 상륙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시간은 중국의 편인 것이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대륙으로 번진다면 중국 공산당은 궁지에 몰릴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일반 백성들은 홍콩인들은 조국이 중국이 아니라 영국 또는 미국인 것 같다며 홍콩인들의 시위를 비판하고 있다.

◇ 中지도부, 시위대 자중지란 기다리고 있어 : 중국 지도부는 홍콩 시위가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는 등 자중지란을 일으켜 지리멸렬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8월 12일~13일 홍콩의 시위대가 국가 기간시설인 공항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을 때였다. 홍콩 시위대의 공항점거 이후 과격시위를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홍콩의 재신 리카싱이 신문 광고를 통해 시위대와 홍콩 정부 모두에 진정할 것을 호소했으며, 17일에는 홍콩 재계 인사 주도로 수천 명이 과격시위를 반대하는 친중 집회를 열었다.

리카싱이 홍콩 신문에 낸 광고 © AFP=뉴스1
리카싱이 홍콩 신문에 낸 광고 © AFP=뉴스1

◇ 송환법 철회는 시위대 분열 노린 것 : 이 같은 상황에서 베이징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승부수를 던졌다.

9월 4일 캐리 람 행정장관은 TV녹화 연설을 통해 송환법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온건파와 강경파를 분열케 함으로써 홍콩 시위의 동력을 빼기 위한 노림수다.

람 장관의 이같은 의도는 다음날인 5일 그의 기자회견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송환법 철회를 공식화 하면서도 송환법 철회 이외에 시위대의 다른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람 장관은 특히 이날 회견에서 “평화적인 시위가 주류가 되면 폭력 시위는 발붙일 곳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람 장관의 이같은 노림수는 어느 정도 적중하고 있다. 9월 14일 홍콩에서 친중 시위대와 반중 시위대가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14일 홍콩 시위에서 친중 시위대와 반중 시위대가 정면충돌, 모두 25명이 병원에 실려 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친중 시위대는 아모이 플라자 쇼핑센터에서 중국 국기를 흔들며 중국 국가를 부르는 방법으로 시위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중국 국가를 크게 부르며 반중시위대가 부르는 ‘홍콩에 영광을’이라는 노래를 방해했다.

그러자 반중시위대가 이에 항의하면서 친중 시위대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친중 시위대는 국기봉을 이용, 반중 시위대를 폭행했으며, 반중 시위대는 우산으로 이들과 맞섰다.

14일 홍콩에서 친중시위대와 반중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 AFP=뉴스1
14일 홍콩에서 친중시위대와 반중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 AFP=뉴스1

폭행이 가열되자 이들은 서로 주먹을 교환해 쇼핑 플라자 바닥이 피로 흥건했다고 SCMP는 전했다.

친중 시위대는 반중 시위대를 공격하기 전 이른바 '존 레넌 벽'도 훼손했다. 존 레논 벽은 시민들이 자신의 주장을 포스트잇에 작성해 붙여 놓은 벽으로, 홍콩 시내 곳곳에 조성돼 있다.

친중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흔들며 홍콩 시위를 반대하고 있다. © AFP=뉴스1
친중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흔들며 홍콩 시위를 반대하고 있다. © AFP=뉴스1

◇ 시위 더 장기화되면 경제계가 나설 것 : 베이징은 더 나아가 시위가 장기화돼 경제 타격이 본격화되면 홍콩 경제계가 나서서 시위를 만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홍콩의 경제는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정도다.

2014년 우산혁명 때도 시위 장기화로 홍콩 경제가 멍들고 있다며 경제계가 나서 시위를 반대하자 79일간 지속돼 온 우산혁명은 동력을 잃고 ‘미완의 혁명’으로 끝나고 말았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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