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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주간전망] 달러 초강세, 터키와 인도의 선택은?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8-06-03 06:00 송고 | 2018-06-03 06:33 최종수정
월스트리트. © AFP=뉴스1
월스트리트. © AFP=뉴스1

금융시장에 대한 정치적 긴장의 여파는 이번 주 완화할 전망이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탈리아에서는 3개월 만에 무정부 상태가 종식되고 연립정권이 출범했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하게 제거된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확대는 계속해서 무역 전쟁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연정은 유럽연합(EU)과 유로존의 존폐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무역수지는 특히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우방들을 향한 무역재균형 촉구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달러의 행보도 방향을 잡아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우려를 완화한 유럽 은행권의 동향, 대통령 선거를 앞둔 터키의 통화정책, 인도 중앙은행의 신흥시장 긴축 추세 동참 여부가 주목을 끈다. 다음은 이번 주 금융시장에서 시장을 움직일 주요 테마들이다.

1. 美 트럼프, 무역수지, 달러 행보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지난 2월에 기록한 3년여 만에 최저치에서 약 7% 올랐다. 연초이후 현재까지는 2%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향후 행보는 가늠하기 어렵다. 마침 미국의 무역적자가 약 10년 만에 최대 규모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전쟁 리스크를 계속 높이고 있다. 

시장은 오는 6일 발표될 미국의 4월 무역수지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무역적자가 예상대로 513억달러로 확대될 경우 이는 2월에 기록한 2008년 10월 이후 최대치인 577억달러에 가까워지게 된다.

최근 달러의 랠리는 대부분 지난달 3일 발표된 무역수지 통계 이후에 발생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3월 무역수지 적자는 15% 감소한 490억달러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이 랠리는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중국 등을 상대로 수입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의 수출은 더욱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1일 오렌지와 돼지고기 등 미국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EU도 미국의 버번위스키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기도 했다.

2. 이탈리아 연정 출범

이탈리아는 일단 조기 재총선을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2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던 국채수익률도 후퇴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전개 상황은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두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진영 동맹은 유로존에 회의적인 경제장관 후보자를 교체하기로 합의한 후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연정에는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계획을 수립했던 파올로 사보나도 EU 담당 장관으로 참여했다. 그는 당초 경제장관으로 추진되었으나,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거부한 바 있다.

양대 포퓰리스트 정당 출신 대다수의 EU 의원들이 유로존 탈퇴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조성에 찬성했던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유럽 단일통화제도에 대한 연정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상징하는 움직임이다.

연정은 유로존 탈퇴가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약속하며 출범했으나, 지난달 30일 표결된 기금조성 추진안에 '동맹' 출신 EU 의원 여섯명 전원이 찬성했다. 오성운동 출신 EU 의원 14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도 이 추진안 찬성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 유로존 은행권의 향배

이탈리아의 채권 매도 사태와 유로화 해체 우려로 인해 된서리를 맞았던 유럽의 은행주는 이탈리아의 조기 재총선 가능성이 누그러진 직후 랠리를 나타냈다. 하지만 격동의 시기를 거치면서 일부 균열이 생겼다.

이탈리아 연정이 대대적인 재정지출을 강행하거나 병용통화인 '미니-보트'(mini-BOTs)를 도입할 경우 부채 상환 위기는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에 익스포저가 있는 은행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도가 일어날 것이다. 프랑스 은행들이 무관하지 않다. BNP 파리바의 경우 핵심자본버퍼의 25%에 해당하는 이탈리아 국채 익스포저를 갖고 있다. 크레디 아그리꼴은 14.3%다.

자금시장에서는 펀딩이 압박을 받을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존의 은행 간 금리인 3개월물 '유리보'는 약 6개월 만에 최고치 부근으로 오른 상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들 역시 유리보를 올리는 장본인일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미 달러화를 대량 조달해 쓰는 프랑스 은행들이 최근 Libor-OIS(미국 은행들에 비해 역외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물어야 하는 단기 달러 조달금리 프리미엄) 스프레드 상승으로 인해 유로화 시장으로 몰려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레디 아그리꼴과 BNP 파리바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1년 만에 최고치로 거래됐다. 

4. 터키, 인플레이션·통화정책

터키는 또 다른 격동의 한 주를 맞을 예정이다. 4일에 발표될 인플레이션은 최근의 리라화 가치 폭락과 두자릿수의 물가 폭등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1일 단순화시킨 정책금리 틀을 제시했다. 지난달에는 리라화 폭락으로 인해 유동성 창구 대출금리를 300bp(1bp=0,01%p) 기습 인상한 바 있다.

터키에서는 오는 24일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금리인상을 결사 반대하는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물가 안정을 위해 파격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금융시장의 요구 사이에 중앙은행이 끼어 있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달 최저치보다는 올랐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 수준보다 18% 하락한 상태다.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는 리라화의 향배를 명확하게 가르게 될 것이다.

5. 인도, 긴축 행보 동참할까

인도는 통화긴축을 강화하고 있는 신흥시장들의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오는 6일에는 약 4년 6개월 만에 첫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6일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를 초과하고 루피화는 아시아 통화들 가운데 올해 최악의 실적이다. 금리인상이 필요해진 셈이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유가마저 배럴당 80달러까지 올라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금리인상 유보를 예상하는 이유다.

다음은 이번 주에 예정된 주요 지표 발표와 이벤트다.

◇ 6월4일(월): 日 5월 본원통화, 英 5월 CIPS / 마킷 건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EU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美 4월 내구재수주, 美 5월 고용추세지수

◇ 6월5일(화): 日 4월 가계지출, 日 5월 서비스업 PMI, 中 5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 濠 호주 기준금리 결정, EU 5월 유로존 서비스업 PMI, 英 5월 CIPS / 마킷 건설업 PMI, EU 4월 소매판매, 美 5월 서비스업 PMI, 美 5월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 美 6월 경기낙관지수, 美 세계은행 세계경제전망보고서, 美 06/01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      

◇ 6월6일(수): 日 4월 고용보고서, EU 5월 소매업 PMI, 인도 기준금리 결정, 美 4월 무역수지, 美 Q1 생산성·단위노동비용(수정치), 美 06/02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

◇ 6월7일(목): 日 5월 외환보유액, 獨 4월 제조업수주, 中 5월 외환보유액, 英 5월 할리팩스 주택가격지수, 터키 기준금리 결정, 美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 美 4월 소비자신용       

◇ 6월8일(금): 日 Q1 GDP(수정치), 日 4월 경상수지, 中 5월 무역수지, 日 5월 경기관측보고서, 獨 4월 무역수지, 獨 4월 산업생산, 英 5월 영란은행(BOE) 분기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 美 4월 도매재고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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