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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치아건강③]치과만 가면 저항하는 우리아이…'진정법'이 효과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7-11-12 07:00 송고 | 2017-11-13 10:01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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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에 사는 남모씨(여·34)는 지난주 치과에서 곤란한 경험을 했다. 이빨이 썩은 여덟살 난 아이의 끊이지 않는 통증으로 함께 치과를 찾았지만 겁에 질린 아이의 울음소리가 멈출 줄 몰랐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를 데리고 나와 약국에서 진통제만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를 데리고 치과 진료를 받아본 부모들은 한번쯤 겪어봤을 상황이다. 어린 아이는 병원을 가고 싶지도 않지만 진료 시작 전 두려움이 커지면서 울기 시작하거나 진료 중 무시무시한 치과용 기계 소리에 격렬히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어릴수록 스스로 구강 관리를 하기 어려워 주기적인 검진도 필요한데 아이의 두려움은 치료 협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12일 신터전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치과치료를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에게 치료의 부정적 경험을 없애주고 치료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진정법'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진정법은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진정제'를 복용하는 방법으로 환자를 잠을 재워 치료를 하는 수면치료와는 개념이 다르다.

치과의 진정법은 의식을 억제하는 정도에 따라 '최소 진정'과 '중등도 진정', '깊은 진정' 3단계로 구분한다. 주로 치과치료는 '눈을 뜨세요'라는 말과 함께 가벼운 접촉으로 신체가 반응을 하는 의식억제인 '중등도 진정'을 목표로 이뤄진다. 하지만 행동조절이 안 되거나 치료에 대한 불안 정도가 심한 경우 '깊은 진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는 치료 협조가 어려운 소아치과에서 쓰는 경우가 많다. 치료할 치아가 많거나 응급상황일 때도 마찬가지다.
신터전 교수는 "깊은 진정법을 사용하는 경우 치료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고 치료를 더 쉽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다만 치료 도중 환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적 경험이 많은 사람에 의해 약물 및 장치가 사용돼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깊은 진정'은 환자에게 큰 자극이 가해지면 환자가 반응을 한다. 따라서 환자가 고통스러운 자극에도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의식이 사라지는 '전신마취'와도 차이가 크다. 전신마취는 스스로 숨 쉬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기도 유지 장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진정요법을 위해 사용되는 약물은 불안조절에 많이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인 '포크랄'이 있다. 소아치과에서 어린 환자들에게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며 졸림은 복용 후 30~45분에 나타나고 2~5시간 정도 진정효과가 있다. 그 밖에도 전문의약품 '유시락스' 시럽제가 향이 좋고 달아 소아 경구용 약으로 쓰인다. 아울러 진정 상태 유지를 위해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이 사용되기도 한다. '미다졸람'은 치과치료에 대한 부정적 기억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터전 교수는 "대화와 설득이 가능한 아이라면 굳이 진정법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진정법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치과치료를 순조롭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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